구리시장, 3조 사업 앞두고 골프 치고 고급 식당에
<앵커>
어제(27일) 안승남 구리시장 아들이 아버지가 근무하는 시청 청사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편의를 제공받고 있다는 의혹, 보도해드렸습니다. 오늘은 이어서 안 시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구리시는 한강변 1만 5천 제곱미터에 민간 투자를 받아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안 시장이 이 사업 공모에 참여한 건설사 임원 등과 접대성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찬범, 한성희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박찬범 기자>
안승남 구리시장은 지난해 8월, 춘천의 한 골프장을 찾았습니다.
골프 동반자는 부동산 개발업자 김 모 씨와 대형 건설사 두 곳의 고위 임원들이었습니다.
이들 사이의 만남이 문제가 되는 건 그 시점 때문입니다.
구리시는 지난해 8월 3일 한강 변 도시개발 사업 민간 사업자 공모를 냈습니다.
3조 원이 넘는 사업으로, 8천 세대 주거 단지 조성이 포함돼 있습니다.
건설사 78개 업체가 참가 의향서를 제출할 정도로 관심이 쏠렸는데 공모에 참가한 건설사 임원들과 구리시장이 부적절한 골프 모임을 가진 겁니다.
시의회에서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안승남/구리시장 (지난해 12월) : 어느 날 제 친구가 오랜만에 골프를 치자고 해서 나가 보니까 그 주변에 아까 얘기했던 OO건설사, OO건설사 또 OO건설사 임원들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해당 건설사 측도 안 시장과 골프를 친 사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C 건설사 직원 : 골프를 치고 왔다고 하더라고. OOO대표하고 OO하고 쳤다 했어요.]
<한성희 기자>
안 시장은 또 골프장에는 친구를 만나러 간 것이지, 건설사 임원을 만나러 간 게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친구와 골프 약속에 나갔는데 건설사 임원들이 그 자리에 나왔다는 겁니다.
하지만 안 시장은 골프 모임이 있기 전에도 건설사 사람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내 고급 중식당에서 5명이 어울려 저녁을 먹었습니다.
[안 시장 친구 김 모 씨/부동산 개발업자 : (건설사에서) 뭐 저하고 이제 친구라는 거 알고, 같이 한 번 자리를 했으면 어떠겠느냐 해서, 그러면 식사 함께 하는 거야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않겠느냐.]
그로부터 며칠 뒤 해당 건설사는 구리시 사업 공모에 지원했습니다.
[B 건설사 직원 (음성 대역) : 40 몇 도짜리를 계속 하다보니까, 금방 원샷 하다 보니까. 오자마자 뭐 '형님'이라(고 해서) '아 이 양반 정치인이구나' 그런 걸 느꼈어요.]
이 식당에서 가장 비싼 저녁 코스는 28만 원.
중식 수프의 한 종류인 '불도장'이 포함된 코스 메뉴를 먹고,
[고급 식당 종업원 : 저의 17만 5천 원 코스부터 불도장이 들어가 있습니다.]
고급 주류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 건설사 직원 (음성 대역) : 누가 냈는지 기억은 안 나고요. 1/n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안 시장은 식사비를 자리에 동석한 부동산 개발업자 김 모 씨가 냈다고 답변했습니다.
김 씨가 결제했다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와 안 시장 사이에는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충윤/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 : 부동산 업자라는 업 자체가 재개발 청탁이나 이런 것과 무관할 수가 없고, 그리고 동석하고 있던 사람들이 건설사니까 그 관계에서 부동산 업자가 계산한 것이니까…]
안승남 시장은 중식당 저녁 자리 역시 건설사 임원이 참석하는 줄 모르고 나간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김남성, 영상편집 : 황지영·전민규)
박찬범, 한성희 기자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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