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중국 '파오차이'가 김치의 원조? 황당 주장의 시작은

최재원 기자 2021. 1. 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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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8일) 팩트체크 주제, 바로 이 김치입니다.

요즘 바다 건너 들리는 소식들 때문에 불쾌하다는 반응 많습니다.

"중국식 피클인 파오차이가 김치의 국제 표준처럼 등록됐다더라"
"중국의 한 유튜버가 자기들 전통음식이라며 김치 담그는 영상 올렸다더라"
"일본 언론들까지 한국 김치는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더라"

몇 달째 계속되는 이런 황당한 얘기들 핵심은 한 가지입니다. 김치의 뿌리가 중국이라는 겁니다.

이런 말 어디서 왔고 왜 잘못된 건지 팩트체크해 보겠습니다.

우리의 김치, 그리고 중국에서 김치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파오차이입니다.

파오차이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곳 서울 대림동의 시장을 둘러봤습니다.

재료도 만든 지역도 조금씩 다르지만 절인 채소들을 파오차이라고 부릅니다.

상인들도 김치와는 다른 음식으로 알고 있습니다.

[A상인 : 우리(파오차이)는 간장으로 담근 거고, 한국은 발효되면서 신맛이 나는 느낌이지.]

그럼 파오차이가 김치의 원조라는 주장, 왜 나오는 걸까.

중국의 가장 큰 포털사이트 바이두를 보면 왜 이게 중국에서 상식처럼 통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김치의 시초가 3천 년 전 중국 문헌 '시경'에 나온다는 겁니다.

여러분 다 아실 공자가 간추린 오래된 시집이 시경입니다.

'오이를 벗겨 '저', 절인 채소를 만들어 조상에게 바쳤다'는 구절이 나옵니다.

중국 제사상에 올리던 절인 채소가 김치의 시작이란 주장입니다.

하지만 가장 오래된 기록이 있다고 해서 절인 채소 음식 모두 중국이 원조란 뜻이 되진 않습니다.

그렇게 따진다면 일본의 단무지, 서양의 피클마저도 중국에서 유래한 셈입니다.

[박채린/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 : (절임은) 중국뿐만 아니라 사계절을 가지고 있는 문화, 소금이 있는 나라 어디에서나 생길 수밖에 없는 공식이에요. 각각 다르게 일본, 우리나라, 중국 다르게 간거죠.]

중국 유교문화로 수입됐다. 중국 파오차이에서 나온 파생품이다. 이런 주장들, 모두 구체적 증거가 없습니다.

누가 누구에게 전래했다는 기록, 어디에도 없습니다.

핵심은 김치와 파오차이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겁니다.

[박채린/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 : (파오차이는) 식초 같은 것을 끓여서 담가서 피클에 더 가까운 음식이라고 볼 수가 있어요. 우리나라 김치는 발효를 유도해서 그 발효를 잘 시켜서 먹는 게 특징이잖아요. 그래서 먹는 동안 계속 맛이 바뀌죠. 발효 문화가 완전히 달라요.]

중국엔 없는 젓갈 양념으로 버무린 김치는 600년 전 기록에 나옵니다.

3백년 전엔 고춧가루, 1백여 년 전엔 배추김치가 확인됩니다.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은 바로 그 배추김치가 이때 완성되는 겁니다.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등 양념을 버무려 발효한 게 김치라는 게 국제 표준이 내린 김치의 정의입니다.

정리하면 김치가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근거, 확인할 수 없고, 현재 김치의 독자적인 원형이 오랜 기간 이어져 왔다는 건 확인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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