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맞선 '미국 개미' 봉기..하락장서 게임스톱 등 수직상승
[경향신문]
“월가의 권력이 바뀌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뉴욕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헤지펀드의 엘리트 분석가들에 대항해 승리를 거두고 있다고 전했다.
‘로빈후드’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똘똘 뭉쳐 게임스톱 등 특정 종목의 주가를 급등시키면서 공매도에 베팅한 헤지펀드들이 대규모 손실을 떠안았기 때문이다.
이날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뉴욕증시에서 일부 종목만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자 미 증권 규제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라면서 우려를 표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633.87포인트(2.05%) 떨어진 3만303.17을 기록하며 3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지수 등 주요 지수들도 모두 하락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게임스톱, AMC, 블랙베리 등 일부 종목 주가는 40~200%까지 급등했다. 모두 개인투자자들이 공격적으로 투자한 곳이다.
특히 게임스톱은 이날 하루 134.84% 급등한 347.5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게임스톱은 대형마트 등에 입점하는 오프라인 게임매장 기업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전망이 어두웠지만 한 달 만에 주가가 19배나 뛰었다.
게임스톱 등의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공매도에 나선 헤지펀드들은 큰 손실을 떠안았다.
게임스톱으로 재미를 본 개인투자자들은 코로나19로 경영악화에 몰린 극장체인 AMC와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 투자에 나섰다. 특별한 호재 없이 주가가 오르자 경영진들은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블랙베리는 이달 들어 주가가 150% 넘게 폭등하는 바람에 캐나다 금융 규제 당국에 배경 설명을 요구받았는데, 경영진조차 “이유를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로빈후드' 개미 군단의 공세에 몰린 헤지펀드사들은 SEC에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SEC는 이날 성명을 통해 투자자 보호와 효율적인 시장 관리를 위해 유관 기관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상황을 적극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들의 봉기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경제를 카지노처럼 다뤄온 월가가 역시 시장을 카지노처럼 취급하는 온라인 게시판 활동가들에게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월가 주류에 대한 ‘포퓰리즘적 봉기’라는 평가도 있지만 의도적인 시장조작은 더 많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CNN은 “트럼피즘이 엘리트에 대한 분노에서 나온 것처럼 월가의 엘리트를 향한 불만이 개인투자자들의 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이제 월가에서 누가 괴물이고, 누가 영웅인지는 당신의 관점에 따라 180도 달라진다”고 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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