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사법농단 의혹' 뒷북탄핵..법조계 "선거 앞 정치쇼" 반발

성승훈,류영욱,최예빈 입력 2021. 1. 28. 21:06 수정 2021. 1. 28.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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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 3번째 법관탄핵 추진
김태년 "임판사 판결문에
헌법 위반 명확하게 기록"
민주당, 여론역풍 우려에
"당론은 아니다" 선긋기
법원 안팎 사법권침해 성토
"親정권 판결 압박하는 격"
법관 탄핵안 통과 전례없어
검찰개혁에 주력하던 집권여당이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며 사법부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섰다. 전날까지만 해도 "정무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펼쳤지만 방향을 급선회한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재판'에 관여했던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해서만 탄핵을 추진하는 것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정책 의원총회를 연 자리에서 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 추진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개별 의원 차원에서 제기됐던 법관 탄핵안을 당 지도부가 전격 수용한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민주당 지도부는 법관 탄핵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정리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검찰개혁에만 당력을 쏟아왔다.

그러나 임 부장판사가 정기인사를 앞두고 퇴직하면서 법관 탄핵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2일 민주당·정의당·열린민주당·기본소득당 의원 107명도 "국회가 탄핵 추진 절차를 이행하지 않는 동안 사직서를 제출해 전관예우를 누릴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민주당은 다만 '당론'은 아니라고 밝혀 추후 여론 역풍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사법부 독립성을 침해할 수 있는 탄핵을 너무 성급하게 추진한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전·현직 법관(이탄희·이수진·최기상 의원)을 영입했을 때부터 탄핵론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또한 임 부장판사에 대해서만 탄핵을 추진하는 것도 논란이 일고 있다.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임 부장판사가 '세월호 7시간 재판'에 개입해 여당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임 부장판사의 판결문을 보면 명백하게 '헌법 위반'이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는 탄핵소추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소추안을 발의할 수 있는데 범여권 107명이 이미 탄핵을 제안했기 때문이다. 의결 요건도 재적 의원 과반수 찬성이라 범여권 180석으로 충분하다. 앞서 유태흥 전 대법원장(1985년)과 신영철 전 대법관(2009년)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부결되거나 자동 폐기됐던 경우와는 다른 것이다.

다만 헌법재판소에서 최종적으로 탄핵을 인용할지는 미지수다. 다음달 26일 본회의에서 의결되더라도 이틀 뒤에 임 부장판사가 퇴직하기 때문이다. 임 부장판사의 신분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수도 있다.

헌법은 탄핵소추가 의결되면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국회법에는 재임용 취소자에 대한 명시적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인용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탄핵소추를 추진해도 정무적 부담이 작다는 의견이 나왔을 정도다.

이날 법원 안팎에선 여당을 향한 성토가 쏟아졌다. 현직 고법 부장판사는 "선거철이 다가오니 보여주기식으로 쇼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부장판사는 "판결이 확정되지도 않은 사안을 사실로 단정 짓고 탄핵을 추진하는 것에 정치적 목적 외에 어떤 것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삼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지키려면 법관 탄핵에 대해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승훈 기자 / 류영욱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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