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대전→세종 옮겨도 '공무원 특공'..그들만의 '로또 청약'

조소희 기자 2021. 1. 2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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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파트 청약을 받는 건 복권에 당첨되는 것만큼 어렵죠. 그런데 대전에서 세종으로 옮기는 공공기관에 소속된 공무원들이 '특별공급' 대상이 돼서 시민들이 허탈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조소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수도권 시민이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은 어느 정도일까.

[배지용/경기 용인시 : 35분에서 40분 걸리죠, 수지구에서 강남까지.]

[김재형/인천 마전동 : 한 1시간 30분에서 40분 정도.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합니다.]

지난해에는 평균 1시간 27분이 걸렸습니다.

김포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김포공항역입니다.

수도권 직장인들이 이 시간을 견디는 이유 서울에선 집을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km 남짓 떨어진 곳으로 회사가 옮겨 가는데 아파트 특별분양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직장이 있습니다.

바로 중소벤처기업부입니다.

대전에서 세종으로 옮기는데, 소속 공무원들은 '특별공급' 대상이 됐습니다.

그러면 중기부가 이전하는 세종 청사까지 차로 얼마나 걸리는 지 한번 가보겠습니다.

비가 오는 아침, 처음 가는 길인데도 40분이 걸렸습니다.

서울에선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강남역까지, 국회의사당에서 회기역까지와 비슷한 거리입니다.

시간도 똑같이 40분이 걸립니다.

중기부는 대전에서 세종 가는 길이 수도권처럼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기관과 협업을 위해서 옮기는데 아파트 이야기가 나오는 게 당황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 : 우리 부 공무원들의, 공직자들의 자존감에 좀 상처를 입을 것 같고요. (아파트 관련) 그런 이야기가 회자되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안타깝죠.]

하지만 큰 혜택이라는 걸 부인하기는 어렵습니다.

브릿지 지난해 10월 청약이 이루어진 이곳 이땅에 이렇게 아파트가 지어질 텐데요.

일반 공급 경쟁률은 153.3대 1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이전기관 특별 공급에는 7.5대 1입니다.

경쟁률이 20배 차이가 납니다.

이렇게 청약받은 아파트, 실제로 거주하면 그래도 문제가 없습니다.

세종시에선 지난 10년간 10명 중 1명의 공무원이 공무원 특별 공급을 받아 차익을 남기고 아파트를 팔았습니다.

소위 딱지라 불리는 분양권을 판매한 이들도 1700명이 넘습니다.

당시엔 전매 제한이 없어서 법적 처벌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지난주 청약이 끝난 아파트 부지입니다.

청약이 끝나자마자 수억 원의 시세차익이 만들어져 일명 로또 청약이라 불립니다.

[세종시 A부동산 관계자 : 공무원은 40% (특별공급이에요.) 일반(공급 대상자)은 바늘구멍이에요. 2배에서 2.5배까지 올랐어요.]

비판 여론이 일자 정부는 뒤늦게 국가유공자 특별공급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장애인과 중소기업 장기근속자전형도 줄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공무원 특별공급은 손대지 않았습니다.

[B씨/세종시민 : 그럼 공무원 아파트를 따로 지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중소벤처기업부뿐 아니라 세종에 분원을 내는 충남대병원도 해당됩니다.

특별공급 대상이 400명입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부는 특별공급 비율을 해마다 줄이고 전매 제한 기간도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김성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 : 공무원들에게 또 다른 재테크 정책으로 남용될 소지만 키울 수 있다. 정부가 전매금지 기간, 실거주 기간을 강화했는데 사실 더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근무지가 바뀌어, 생활권이 달라진 공무원을 위한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 엄격한 잣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그들을 위한 배려가 아닌 혜택으로밖에 보일 수 없을 겁니다.

(영상디자인 : 홍빛누리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주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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