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에 수억원 받은 전직 수사관 검찰 수사 '4개월째 답보'

김은성 기자 2021. 1. 28.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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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관 요구, 두 번 돈 주고
라임 수사 상황 전달 받아"
김봉현 구체적 진술 확보
압색 뒤에도 사법처리 미적

[경향신문]

“술값 내준 검사들 더 있다”
김씨 변호인 새로운 주장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 무마 명목으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전직 검찰 수사관 A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전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서 금품을 건넨 경위와 횟수, 장소 등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해 10월 A씨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사법처리 결정을 하지 못했다. 김 전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현직 검찰 수사관 B씨도 비수사 부서로 전보됐을 뿐 추가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 전 회장은 서울남부지검 조사에서 “2019년 9월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 커피숍에서 A씨에게 5만원권 현금 8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전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검찰이 수사 중이던 라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A씨가 현직 수사관들에게 건넬 추석 떡값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적지 않다. 그는 A씨가 금품수수 당일 벤츠를 타고 왔기 때문에 호텔에 발레파킹 내역 등이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김 전 회장은 로비에 활용한 현금 조달 방법도 설명했다. 라임 관계사인 메트로폴리탄에서 스타모빌리티의 자회사로 대여금이 나와 그 돈 일부를 로비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주장이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0월에도 A씨가 동일한 명목으로 2억원을 요구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함께 로비자금을 만들어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한 호텔 주차장에서 A씨에게 쇼핑백으로 돈을 전달했고, A씨가 차량 트렁크에 돈을 담아갔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A씨와 그가 소개한 현직 수사관 B씨에게 두 차례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술접대도 했다고 진술했다. B씨는 감찰을 받고 있는 상태로 비수사 부서로 전보됐지만 향응수수 부분과 관련해 사법처리 되지는 않았다.

김 전 회장은 금품 전달과 술접대 이후 A씨로부터 라임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전달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를 통해 “윗선 지시로 사건을 진행하지 말라고 해서 ○○○ 검사가 격앙됐다” “라임 사건 피의자인 ○○○이 무혐의로 분류됐다” 등의 수사 진행 상황을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복수의 변호사들은 “A씨의 행태는 전형적인 ‘검찰 브로커’로 보인다”며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A씨 입장을 듣기 위해 그가 재직 중인 부동산 회사에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의 변호인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은 또 다른 검사들을 상대로 술접대를 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 측은 “2020년 5월 김 전 회장이 체포됐을 무렵 가족 면회가 금지된 때가 있었고, 그사이 김모 변호사가 가족에 전화해 1000만원을 주면 (사건이 해결)된다고 해 가족이 김 변호사에게 1000만원을 전달했다”며 “2019년 8~9월쯤 김 변호사에게 유흥주점에서 검사들과의 술자리를 마련해 술값은 김 전 회장이 수표로 결제했고 술자리를 한 검사들이 어느 지검 어느 부 소속 검사인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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