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59년 만에 첫 여성협회장..'김영'

이화연 2021. 1. 28.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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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전북 문화예술인들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듣는 〈문화 K〉 시간입니다.

오늘은 전북 문인협회 역사 59년 만에 첫 여성 협회장이 된 김영 시인을 만났습니다.

[리포트]

인생의 기쁨도, 아픔도 오롯이 스스로 겪는 일.

시인은 여린 꽃을 바라보며 삶의 깨달음을 얻습니다.

소소한 일상에 따듯한 시선을 담아 온 김영 시인.

지난 1995년 등단해 지금까지 3백 편의 시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김영/시인 : “등단할 필요가 뭐 있나. 그냥 내가 좋아서 쓰고 내가 좋아서 발표하면 되지 이랬는데 아. 이건 제도권으로 들어가야겠다 싶어서 그때 등단을 결심했죠.”]

등단 초기에는 개인의 일상과 자연을 노래하다 점차 삶의 본질, 생의 근원이라는 철학적 고민으로 옮겨갔습니다.

[김영/시인 : “우리 삶의 궁극, 우리 사고의 궁극, 내 감정의 궁극은 어디까지 닿아 있는가 이걸 한번 확인해보고 싶어서 사막에서 혼자 멍하니 앉아 있었던 날이 참 많고 치열하게 사고해왔던 거 같아요.”]

김제에서 나고 자라며 스며든 고향의 정서는 시 곳곳에 묻어납니다.

[김영/시인 : “도시에서 경험하지 못한 깊고 그윽하고 은근하고 따뜻한 이런 정서들이 토양에서 다 주어진 것 같아요. 고향에서.”]

지역 문학인으로서, 책임과 역할에 대한 고민도 항상 안고 있습니다.

[김영/시인 : “문인들이 이 지역이 안고 있는 지역 특색, 지역의 감성 이런 것들을 작품에 많이 담아내야 된다고 생각해요. 지역에 대해서는 우리만 알 수 있는 거잖아요.”]

이런 생각은 전북 문단을 바꿔보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전북 문인협회 32대 회장으로 당선된 김영 시인.

전북 문인협회 역사 59년 만에 첫 여성 협회장입니다.

전북 문인협회장이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문인협회장으로 나서게 된 어떤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김영/시인 : “태생적인 한계가 남성 중심이었고 그러다 보니까 남성들에게 익숙한 수직구조. 이런 거여서. 이거 한번 바꿔보고 싶다. 누군가가 안 한다면 내가 한번 해보자 이렇게 하고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김영/시인 : “전북 문단이라는 조직 자체가 하나의 변환점을 낳는 거죠. 그래서 또 다른 방향으로 나가는 기점이 될 것이고 그다음에 문단의 색깔이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김영/시인 : “전북 문협이 좀 더 다양화되고 세분화돼야 된다면 일단 지역 문협이 살아나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또 하나는 전주 중심의 행사가 아니고 지역 중심의 행사로 돌아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지역 문제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다짐합니다.

[김영/시인 : “문인처럼 치열하게 세상에 관심을 가져야되고 지역 정치에도 관심을 가져야되고 지역의 향토사에도 관심을 가져야 되고, 문인이 그렇게 해야 치열한 문인이죠. 진짜 문인으로서의 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씀은 앞으로 전북 문단이 지역 사회의 문제에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 이런 말씀인지.

[김영/시인 : “내겠다는 얘깁니다. 지역 사회 여러 현안에 대해서 문인으로서, 문인이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서 그렇게 할 생각이고요.”]

지역 독자들과 함께하기 위해 문단의 문턱도 낮출 계획입니다.

[김영/시인 : “각 지역을 한달에 한번씩 찾아가서 행사를 하는데 그 행사 때 그 지역민들과 함께 문학을 공유하고 그들에게 문학을 전파하고 그들이 문학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문학과 일상 생활과의 접점을 찾아드리는 일을 시도할 생각합니다.”]

전북 문인과 독자들한테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김영/시인 :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돌아보는 시간이고. 이 긴 침묵 같은 시간을 통해서 자기 자신도 한번 돌아보고 열심히 살아온 자기 스스로도 위로하고 또 내일을 위해서 새로운 재충전도 하고 이런 시간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귀하고 소중한 것은 항상 우리 곁에 있다는 믿음.

그 당연한 깨달음을 모두가 힘든 지금, 함께 되새겨보자고 시인은 시로 말합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이현권/편집:공재성

이화연 기자 ( y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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