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상한 절에 간 아들의 죽음..어머니는 왜?
[뉴스데스크] ◀ 앵커 ▶
경북에 있는 한 절에서 60대 어머니가 자신의 30대인 아들을 2시간 반 동안 폭행하고 1시간 가까이 방치 해 숨지게 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절에서 주지 스님을 비롯해 3명이 이런 가혹한 폭행을 목격했지만 누구도 말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아버지는 가해자인 부인의 행동과 아들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면서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손하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해 8월 밤, 경북 청도 부근의 팔조령 고개.
2층짜리 건물에 있는 사찰에서 30대 남성이 호흡 곤란으로 쓰러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이곳에서 심장과 숨이 멎은 남성을 발견했는데, 남성의 몸은 눈에 띄게 차가웠습니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습니다.
숨진 남성은 이 절에서 두 달 전부터 숙식하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35살 권 모 씨.
[현장 출동 소방관] "(사망자가) 꽤나 차가운 느낌이었다… 멍이 많이 들어 있었고, 진짜 온몸이었어요. 온몸."
단순한 호흡곤란이 아니었습니다.
부검 결과 외부 힘에 의한 과다출혈, 온몸의 46%가 손상된 상태였습니다.
신고를 한 권씨의 어머니 64살 김 모 씨는 "구타를 하던 중 아들이 쓰러졌다"고 털어놨습니다.
경찰이 CCTV를 살펴보니 이미 몇 시간 전 어머니는 아들이 생활하던 거실 한복판에서 길이 1미터짜리 대나무로 2시간 40분 동안 아들을 때렸습니다.
도망가면 붙잡아 또 때리고, 아들이 쓰러졌는데도 50분간 지켜만 봤습니다.
"쇼한다고 생각했다"는 게 어머니의 변명이었습니다.
권 씨가 절에서 규칙을 어겨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어머니가 화가 나 매질을 했다는 설명.
경찰은 "살해 의도는 없었다"는 어머니의 진술을 받아들여 살인이 아닌, 상해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공무원 시험에서 4차례나 낙방한 권 씨를 이 절로 데려간 사람은 어머니였습니다.
[권영한/숨진 아들 아버지] "아들 엄마가 '너 시험 또 떨어졌으니까, 절에 가서 정신 차리면서 살아라' 이래서 데리고 간 것 같아요."
아버지는 우발적인 사고가 아닐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권영한/숨진 아들 아버지] "(주지 스님이 아내에게) 귀신이 7명씩 있다고 그랬어요. 귀신 한 명 떼어내는 데 두당 1백만 원 해서 7백만 원 받겠다…"
신도 상당수가 합숙생활을 하는 이 절은 등기부등본에는 엉뚱하게도 '목욕탕'과 '사무실'로 등록돼있습니다.
주지 스님과 신도 2명은 당시 폭행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숨진 아들 유족] "장시간 그렇게 했으면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한 거지? 스님 방도 다 거기를 통해야 갈 수 있는데, 거기는 모를 수가 없는 장소인데…"
게다가 권 씨는 일반 상해치사로 사망하면 5천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운전자 보험에 가입돼 있었는데, 수익자는 뜻밖에도 사찰 관계자였습니다.
[권영한/숨진 아들 아버지] "아들이 (절에) 도착한 날에 (운전자) 보험을 가입했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계획적 살인, 보험 사기극이라고 할 수 있고요."
어머니는 "절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범행을 후회한다"는 입장.
[숨진 아들 어머니] (때리시고 방치 하신 건 왜 그러신 거예요? 살리실 수도 있었잖아요.) "변호사 사무실에 연락해보세요."
주지 스님은 "운전자보험은 신도 모두에게 들어준 것으로, 보험금은 유족에게 줄 생각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주지 스님-유족 대화] "우리가 사람을 죽이도록 엄마를 사주 했다, 이 소리잖아? 절에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보험 회사를 다녀. 그래서 넣은 거야."
주지 스님을 찾아가 봤습니다.
(큰스님!) "사유집니다!" (OO스님!) "사유집니다! 들어오지 마세요!"
[주지 스님] (죽을 만큼 때린 거 전혀 모르셨습니까?) "…."
구속영장이 기각돼 현재 불구속 상태인 어머니는 지금도 절을 오가며 법적 대응에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독고명 / 영상편집: 정소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손하늘 기자 (sonar@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1/nwdesk/article/6071965_34936.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