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 짜넣고 분말 뿌리고'..CCTV 속 교사의 수상한 행적
지난해 서울 금천구의 한 공립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과 동료 교사의 반찬 통 등에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물질을 넣은 사실이 알려져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런 가운데, 범행 정황이 담긴 CCTV 영상이 오늘(28일) 공개됐습니다.
공개된 CCTV를 보면 유치원 교사 A 씨가 지난해 11월 5일 오전 11시 40분쯤 6세 아이들이 먹을 반찬 통 안에 분말로 추정되는 물질을 넣습니다. 약 1분 뒤 다시 나타난 A 씨는 약 30초 동안 반찬 통 뚜껑을 여러 번 열었다 닫는 등 수상한 행동도 합니다.
엿새 뒤에도 A 씨는 다시 6세 반 급식대 앞에 나타났습니다. 유아용 약통을 눌러 짜 반찬과 양념 등에 정체 모를 액체를 넣는 모습이 같은 달 11일 CCTV 영상에 담겼습니다. A 씨가 무언가를 넣은 듯한 급식을 이날 11명의 아이가 먹었습니다.
A 씨의 수상한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A 씨 본인이 담당한 특수반 아이들에게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물질을 묻힌 초콜릿을 주는 모습 등이 지난해 11월 5일과 13일, 17일 CCTV 영상에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동료 교사들의 보온병에 미확인 액체를 넣는 등의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직위해제 취소 신청한 A 씨…학부모는 '파면' 요구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음식에 넣은 액체는 그냥 물이었고 분말은 건강에 유해하지 않은 생강가루였다고 주장하는 등 아동학대를 포함한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면서 A 씨는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서 내려진 직위 해제 처분에 불복해 지난해 12월 말 서울남부교육청에 직위해제 처분 취소 신청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감식 결과, A 씨의 책상 서랍에 있던 약통 중 일부에서 모기 기피제로 사용되는 성분(디에틸톨루아미드 등)과 화장품, 세제 등에 쓰이는 계면활성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피해 아동의 학부모 측은 A 씨에 대한 파면과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 글까지 올렸습니다.
학부모 측은 어제(27일) 등록한 청원 글에서 “밝혀지지 않은 가루와 액체가 들어간 급식을 먹은 아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두통, 코피, 복통 등 반응을 일으켰다”라며 “이번 사건은 아동학대면서 광범위한 대상을 상대로 한 중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학부모 측은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교사가 제대로 된 처벌을 받고 파면돼 다시는 교직에 돌아올 수 없도록 강력한 조치를 내려달라”라고 호소했습니다.
경찰도 CCTV 분석 결과와 여러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혐의 소명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 주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A 씨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재현 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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