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수처 위헌 아니라지만 정권 악용 우려는 어찌할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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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2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수처가 삼권분립에 반하는 '초헌법적인 국가기관'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었다.
헌재는 공수처가 삼권분리에 반하지 않으며 평등권과 영장주의 등에서도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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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2월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공수처가 삼권분립에 반하는 '초헌법적인 국가기관'이라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었다. 헌재는 공수처가 삼권분리에 반하지 않으며 평등권과 영장주의 등에서도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청구를 기각했다. 헌재는 "공수처는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행정부에 소속된다"고 하면서도 "행정 각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된 형태의 행정기관을 설치하는 것이 헌법상 금지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 설명이다. 수사권 이첩을 놓고서는 보충과 소수 의견이 맞섰지만 판결을 하지 않고 각하 결정을 내려 다툼의 여지를 남겼다.
헌재의 판결은 예상했던 대로라는 게 법조계와 일반의 인식이다. 공수처는 현 정부가 검찰개혁이란 명분 아래 밀어붙인 핵심 공약이자 정책이다. 정권이 무슨 일이 있어도 관철하겠다는 의지와 메시지가 강했던 사안이다. 이런 마당에 헌법의 근본정신에 의하지 않고 정치적 판결을 적잖이 내려온 헌재가 위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한 국민은 많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공수처 설치가 국민의 기본권과 평등권 보호에 부합하는지, 행정부 권력이 비대해져 사법부와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가 침해되지는 않는지에 대해 깊이 성찰을 하지 않았다. 그동안 특히 우려됐던 부분은 판사에 대한 수사다. 대통령이 임명한 공수처장이 정권 입맛에 맞지 않는 판사를 타깃으로 수사를 벌이면 삼권분립은 형해화 된다.
무엇보다도 문제는 법 제·개정에서 야당의 비토권이 무력화되는 등 법 자체에 정치적 중립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는데도 무시됐다는 점이다. 공수처의 생명은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정치세력으로부터 중립이었다. 공수처법 자체가 이에 위배된다. 공직자는 정치적 중립이 존중된다는 헌법 규정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각하 처분이 내려진 공수처의 수사 이첩권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법 요건을 갖춰 재청구도 가능할 것이다. 헌재가 비록 공수처법의 위헌 청구를 기각했지만 공수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키지는 못한다. 정권의 악용 우려는 언제든 상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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