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단 가격이 '직방'이랑 동급?..SSG의 인수금액 1000억원 의미
[스포츠경향]
2021년 현재, 프로야구 수도권 구단의 가치는 ‘1000억원’으로 결정됐다. 신세계그룹이 SK텔레콤으로부터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금액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6일 SK 와이번스의 인수관련 합의 내용을 발표하며 총 인수 금액을 1352억8000만원이라고 밝혔다. 주식 인수 대금 1000억원이고, 강화에 마련된 SK 2군 구장 등 토지 및 시설 대금이 나머지 352억8000만원이다.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 양쪽 모두 매각·인수 대금에 대해 “야구단의 가치는 내외부의 판단과 검증을 거쳐 적정하게 산정된 것”이라고 밝혔다.
야구계 의견은 “싸다”와 “비싸다”로 갈린다. “싸다”는 쪽은 프로야구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규모, 매일매일 치러지는 경기의 미디어 노출도, 연간 500억원 정도의 매출(지원금 포함)이 이뤄지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구단 가치는 1000억원이 넘는다는 의견이다. 1990년대 중반 태평양 돌핀스가 현대 유니코스에 팔릴 때 금액이 450억원이었던 점, 이후 프로야구의 성장세와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도 1000억원은 싸다는 뜻이다. 2019년 포브스코리아가 계산한 SK 와이번스의 구단 가치는 1494억원이었다.
“1000억원도 비싸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프로야구단은 적자 기업이다. 구단의 선심성 광고비, 지원금이 없다고 생각하면 연간 적자가 200억원에 이른다”며 “매년 200억원을 쏟아 부어야 하는 기업을 1000억원에 팔았다는 것은 아주 잘 판 것”이라고 말했다. 야구와는 관계없지만 벤처캐피탈 업계의 관계자는 “야구단은 매년 상당한 적자를 안고 있는데다 현재로서는 미래에 상당한 수익이 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기업은 가치 산정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플랫폼 ‘오늘의 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는 최근 8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고, 이번 투자에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중소기업벤처부는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 지원기업 15개 업체를 선정했고 이 기업들의 평균 기업가치가 1302억원으로 산정됐다. 이들 업체 중에는 애슬레저 의류업체인 뮬라와 부동산 정보공유 플랫폼 직방 등이 포함됐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지난해 말 뉴욕 메츠의 주인이 바뀌었다. 억만장자로 알려전 스티브 코언이 윌폰 가문으로부터 구단 인수를 위해 낸 금액은 24억달러(약 2조6520억원)였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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