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가고 박범계 오다..화두는 '검찰개혁'

류정화 기자 2021. 1. 28.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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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취임 첫날을 맞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검찰개혁'이라고 했습니다. 검찰 인사의 원칙을 가다듬은 뒤 윤석열 총장과 만나겠다고 했는데요. 임기를 마친 추미애 장관은 어제(27일) 지지자들을 만나서 조국 전 장관을 언급하며 울컥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헌법재판소에서의 합헌 결정 그리고 김진욱 공수처장의 기자회견까지 있었는데, 그 내용까지 류정화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추의 시대는 가고 범의 시대가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네 번째 법무부 장관, 박범계 장관 임기가 오늘 0시부터 시작됐습니다. 박 장관이 첫날 찾은 곳, 1200명의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동부구치소였습니다. 코로나 검사까지 받고 들어갔는데요. 박 장관의 일성, 역시 검찰개혁이었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 뭐 당연히 검찰개혁이고, 검찰개혁이죠. 또 법무행정의 혁신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새 장관에 대한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관계설정입니다. 당장 검찰 고위직 인사를 앞둔 상황이죠. 박 장관은 앞서 "윤 총장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고 정리한 마당에 굳이 갈등을 만들 필요는 없겠죠.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범계/법무부 장관 : 인사 문제가 중요한 급선무인 것 같습니다. 원칙과 기준을 좀 잘 다듬은 뒤에 윤석열 총장, 검찰총장과 만날 예정입니다.]

박 장관과 윤 총장, 사법연수원 동기로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죠. 최근엔 사이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청문회에선 검찰총장의 권한 분산과 수사지휘권 발동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습니다. 갈등의 불씨는 남은 상황이죠. 인사원칙에선 조국·추미애 전 장관을 따르겠다고도 했습니다.

[박범계/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22일) : 안타깝게도 윤석열이 갖고 있는 정의감. 동정심. 이 부분에 대한 의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윤석열/검찰총장 (지난해 10월 22일) :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십니까? 과거에는 안 그러셨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저에 대해서 안 그러셨지 않습니까?]

국민의힘은 박 장관 청문보고서 채택에 불참했습니다. 사상초유의 '피고인 법무장관'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 장관의 패스트트랙 당시 폭행사건과, 이용구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을 언급하며 장관과 차관이 모두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가장 엄정해야 될 법무부를 이렇게 타락시키고 훼손하는 대통령은 두고두고 역사에 오점으로 기록이 남을 것임을 말씀드리고, 박범계 법무장관은 '어떻게 하든지 장관이 됐으니까 나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 이렇게 할 것이 아니라 정말 이런 치욕적인 과정을 거쳐서 된 만큼 더 이상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정말 공정하게 제대로 할 것을…]

어쨌든 '검찰개혁'을 소명으로 삼은 박 장관, 박범계 버전 검찰개혁은 어떨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번엔 떠나는 사람 얘깁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죠. 어제 이임식에서도 마지막까지 검찰개혁을 얘기했습니다. "영원한 개혁은 있어도 영원한 저항은 없다"는 멋진 말을 남겼는데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어제) : 저는 취임사에서 검찰개혁을 위한 줄탁동시를 말씀드렸습니다. 검찰 내부로부터 개혁적 목소리와 의지를 발현시키기 위해 저 스스로는 얼마만큼 노력했는지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추 전 장관은 한 사람의 평범한 시민이자 정치인으로 돌아간다고 했습니다.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어제) :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며 이를 통해 검찰은 정의와 공정의 파수꾼이자 인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임식을 마친 추 전 장관은 지지자들을 만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감사패를 받으면서 즉석 이임사도 했는데요. 검찰개혁은 촛불 정권에서 해내지 못한다면 누구도 할 수 없는, 끈질기고 공포스러운 대상이라는 걸 이해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장관님! 고생하셨어요! 지지해요, 끝까지! 사랑해요! 추미애!]

[추미애/전 법무부 장관 (어제) : 촛불의 힘으로 세운 나라, 나라가 개혁을 약속했고, 검찰개혁이라는 대장정에 노무현 대통령이 희생하셨고 한명숙 전 총리가 온갖 고초를 겪으셨고 조국 전 장관이 가족까지 다 수모를 당하는 희생을 당하셨고…]

약 석 달 간 비어있던 조국 전 장관의 자리를 채운 추 전 장관. 시작은 화기애애했죠. 탈 검찰,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내세웠습니다.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지난해 1월 3일) : 법무 가족 여러분께서 그 변화의 중심에 서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부탁드렸는데 박수 안 치십니까.]

그 후 391일 간의 재임기간 동안, 공수처 출범과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성과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더 이목을 끈 건, 검찰과의 갈등, 그리고 거친 발언이었죠.

[추미애/당시 법무부 장관 (지난해 6월) : 저의 지시를 절반을 잘라먹었죠. 차라리 지휘하지 않고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추미애/법무장관 (지난해 7월) : 소설을 쓰시네… (소설을 쓰고 있네?)]

추 전 장관이 떠난 자리에 추의 사람들은 남았습니다. 처지가 좀 곤란해 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입니다. 2년 전 이 지검장이 맡았던 대검 반부패강력부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출국금지 과정이 위법하게 진행된 과정에 관여하고, 또 수사를 막는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고 있죠. 이 사건이 공수처 1호 수사가 될지가 관심사인데 최근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수원지검의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습니다. 윤 총장 징계에 참여했던 법무부 넘버 2, 이용구 차관 역시 택시기사 폭행과 경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의 중심에 있습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서도 며칠 전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했죠.

추의 사람은 아니고요. 정년퇴임을 앞둔 이종근 검사의 퇴임인사에선 검찰 내부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불륜을 저지른 놈도 검찰개혁을 핑계로 댄다는 검찰개혁 과잉의 시대"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지금 검찰은 극심한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구한말 을사오적처럼 안타깝게도 내부에서 외압에 편승하는 일부 세력이 있다"고 썼습니다.

추 전 장관은 떠났지만, 그가 관여했던 공수처는 오늘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합헌' 결정을 받았습니다. 지난 해 2월 당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공수처는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된 '초 헌법적 기구'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 소원을 낸 데 대한 결과가 나온 겁니다. 개정 전 후 공수처법이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 나머지 심판 청구는 부적법하다고 했습니다. 재판관 5명이 합헌, 3명이 위헌, 1명이 각하 의견이었습니다. 이로써 출범 1주일을 맞은 공수처는 조직구성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헌재 결정 3시간 뒤 바로 브리핑을 열고, 법관 출신의 여운국 변호사를 차장 후보로 단수 제청했습니다. 헌재의 합헌 결정을 환영하며 업무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고도 했습니다. 공수처 출범을 '헌정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한 김 처장은, 연일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대한변호사협회 등 주요 기관을 찾는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죠. 공수처장 브리핑에 대해선 들어가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고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추미애 가고 박범계 오다, 화두는 검찰개혁…헌재, 공수처는 합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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