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 통화한 날, 韓 전화벨은 안 울렸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입력 2021. 1. 28. 18:30 수정 2021. 1. 2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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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27일(미국 현지 시간) 미일 정상 통화가 성사된 가운데 한미 정상 간 통화 연결음은 울리지 않았다.

일본이 미국과 더 가까운 동맹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감안해도 같은 날 한미 정상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한국이 멀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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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연쇄통화 예상깨고 불발
바이든, 反中연대 강조하는데
韓中 통화에 불편한 기색 분석
美日 "쿼드역할 강화" 中 압박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6일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통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경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27일(미국 현지 시간) 미일 정상 통화가 성사된 가운데 한미 정상 간 통화 연결음은 울리지 않았다. 일본이 미국과 더 가까운 동맹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감안해도 같은 날 한미 정상 통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한국이 멀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반중(反中) 연대를 강조하는 미국이 앞서 이뤄진 한중 정상 통화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날 외신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상대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였다. 양 정상은 미국·일본·호주·인도 다자 안보 협력체인 ‘쿼드’ 역할 강화에 한목소리를 냈다. 쿼드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꾸려졌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압박 의도가 적극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한 후 기자들과 만나 “미일 동맹을 강화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실현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과 미국·호주·인도 간 협력을 추가로 증진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의 필요성도 확인했으나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쿼드 참여국이 아닌 한국에 대한 얘기가 자연스레 빠진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중국과 관계 개선을 천명한 한국을 홀대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8일 오전 일본 총리 공관에서 기자들에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끈끈한 공조’를 과시한 미일 정상 간 통화가 끝난 후 외교가의 관심은 온통 한미 정상 통화 시점으로 옮겨졌다. 당선인이던 바이든과 문재인 대통령의 첫 통화가 바이든-스가 통화가 있었던 날에 이뤄진 선례가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12일 미 대선 이후 한미 정상 통화는 오전 9시에 이뤄졌다. 미일 정상 통화가 이보다 30분 앞서기는 했지만 같은 날의 통화였다. 이에 따라 미일-한미 연쇄 통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물론 정상 통화의 순서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는 관점도 있다. 미일 정상 통화가 한미 정상 통화보다 앞서는 것은 통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통화는 일본보다 2시간 늦게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1월에는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와의 유선 협의로부터 하루가 지난 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통화가 이뤄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그럼에도 한미 정상 통화 시점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지난 26일 한중 정상 통화가 먼저 진행됐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중국의 국제 지위와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다”면서 한중 우호 관계를 과시했다. 한중 정상 간 통화에 대한 미국의 시선이 달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한미 통화가 미일 통화보다 늦다고 해서 한국을 경시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를 앞둔 시점에서 한중 정상 통화를 꼭 했어야 했는지, 타이밍이 전문적이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되면서 청와대가 느끼는 압박감도 커지고 있다.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정상 통화가 성사되지 못 할 경우 잡음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오전 “한미 동맹 관계는 우리 외교의 근간”이라며 “한미 양국 정상 간 통화도 곧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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