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뇌 신경회로 분석할 3D 전극시스템 나왔다

조승한 기자 2021. 1. 2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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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뇌 연구에 쓰이는 3차원(3D) 인공 뇌를 망가뜨리지 않고 신경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파킨슨병 인공 뇌회로와 자폐 뇌 오가노이드에 시스템을 적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에 불가능했던 3차원 인공 뇌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뇌 질환 치료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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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일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최낙원 책임연구원 공동연구팀은 입체 형태의 인공 뇌 회로를 망가뜨리지 않고 회로의 신호를 3차원으로 실시간 측정하는 초소형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 K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뇌 연구에 쓰이는 3차원(3D) 인공 뇌를 망가뜨리지 않고 신경 신호를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실제 뇌에 가까운 인공 뇌를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뇌 질환 연구와 치료제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조일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최낙원 책임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인공 뇌의 신경회로를 망가뜨리지 않고 뇌 신호를 3차원으로 실시간 측정하는 분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뇌는 수백억 개의 신경세포가 그물처럼 연결돼 회로를 구성하고 있다. 판단, 기억 등 뇌의 특정 기능마다 이를 담당하는 뇌 회로가 존재한다. 다른 동물과 인간의 뇌가 다르다보니 동물 실험으로 인간의 뇌 회로를 연구하기는 어렵다. 과학자들은 대신 인간의 줄기세포로 인공 뇌를 만들어 연구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문제는 인공 뇌가 2차원으로 만들어져 실제 뇌와 다르다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3차원으로 줄기세포를 키우거나 미니 뇌 형태의 인공장기인 ‘뇌 오가노이드’를 만드는 방법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3차원 뇌 회로 속에서 전달되는 뇌 신호를 읽을 장비나 시스템이 없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전극 시스템의 모습이다. 인공 뇌회로에 탐침을 박으면 탐침이 회로에서 전달되는 신경 신호를 3차원으로 읽어낸다. 이를 분석하면 뇌 회로를 찾아낼 수 있게 된다. KIST 제공

연구팀은 머리카락 절반 두께인 5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두께 실리콘 탐침 63개로 구성된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인공 뇌에 꽂으면 탐침에 달린 전극이 뇌의 신호를 측정한다. 탐침 내부에는 광섬유와 약물 전달 통로가 설계돼 있어 뇌세포에 빛이나 약물 자극도 가능하다. 조 책임연구원은 “탐침의 두께가 작아 뇌 회로를 망가뜨리지 않고 신호를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시스템을 이용해 인공 뇌의 뇌세포를 빛으로 자극하면 세포가 전파하는 신호를 여러 곳에서 동시에 측정해 뇌 신호 전파속도가 뇌세포가 많은 부위보다 신경세포 가지가 많은 부위에서 빠른 것을 밝혀냈다. 조 책임연구원은 “실제 뇌에서도 뇌세포만 있는 부분과 뇌세포가 없는 부분이 있는데 어디서 더 신호 전달이 빠를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스템을 활용하면 복잡한 인공 뇌 회로망 속에서 뇌 회로가 어떻게 기능적으로 연결됐는지를 보여줄 3차원 뇌지도를 작성할 수 있으리란 기대다. 이를 이용하면 다양한 뇌 질환 모델을 만들고 뇌 회로를 제어해 치료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조 책임연구원은 “구조적 변화 뿐 아니라 발달 과정까지 볼 수 있다”며 “자폐와 같은 치료 방법이 딱히 없던 발달 질환도 연구가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책임연구원은 “파킨슨병 인공 뇌회로와 자폐 뇌 오가노이드에 시스템을 적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기존에 불가능했던 3차원 인공 뇌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뇌 질환 치료제 개발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이번 연구 결과는 이달 2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3D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이용해 인공 뇌 회로에서 신경세포의 신호를 읽어내고 있다. KIST 제공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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