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강소국 UAE 화성탐사선, 美·中 제치고 내달 10일 화성 도착

이현경 기자 2021. 1. 2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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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차 진입 뒤 4월 탐사 궤도 진입해야 최종 성공"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 궤도선 ‘아말’이 한국시간으로 다음달 10일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사진은 화성 궤도에 도착한 아말 상상도. MBRSC 제공

올해 건국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발사된 아랍에미리트(UAE)의 화성 궤도선 ‘아말(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이 한국 시간으로 다음 달 10일 오전 1시경 화성 궤도에 진입한다. 

아말은 지난해 7월 20일 일본 규슈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우주발사체 H2A에 실려 발사된 이후 평균 시속 12만1000km로 7개월째 화성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아말이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UAE는 미국, 러시아, 유럽, 인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화성 궤도에 진입한 나라가 된다. 

또 지난해 비슷한 시기 화성으로 떠난 미국과 중국 탐사선을 제치고 가장 먼저 화성 궤도에 도착하는 기록도 세운다. 중국이 보낸 화성 탐사선 ‘톈원(天問) 1호’는 아말보다 하루 늦은 다음 달 11일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아말 개발과 발사, 운용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옴란 샤라프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 에미리트화성임무(EMM) 책임자는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2월 화성 상공 2400km 궤도에 진입하면 일차 성공”이라며 “두 달 뒤 탐사 궤도인 화성 상공 1400km 궤도에 도달해야 최종 성공”이라고 밝혔다. 

아말은 화성의 중력권에 들어서면 델타-V 추진기 여섯 대를 30분 동안 점화해 시속 1만8000km까지 속도를 줄이고 조심스럽게 궤도 진입을 시작한다. 진입에 걸리는 시간은 27분이다. 샤라프 책임자는 “궤도 진입에서 아말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될 것”이라며 “탐사선을 조작해 궤도에 진입시켜야 하는 만큼 기술적으로도 어려워 그간 수없이 훈련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UAE는 지구에 가까운 달 탐사를 건너뛰고 심우주인 화성에 먼저 도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우주산업 기반이 약했던 UAE가 단기간에 우주 개발에서 성과를 낸 비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샤라프 책임자는 “그간 우주 개발은 ‘스페이스 레이스(space race)’라는 말처럼 국가 간 경쟁을 통해 발전했지만, 우리는 협력을 통한 우주 개발을 지향한다”며 “아말도 미국 콜로라도대 등과의 협력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의 협력 경험도 강조했다. UAE는 인공위성 ‘두바이샛’ 1호와 2호를 한국 기업인 세트렉아이를 통해 개발했고, 2009년과 2013년 각각 발사에 성공했다. 샤라프 책임자는 두바이샛 1, 2호 개발에 모두 참여하며 한국과의 협력 경험을 쌓았고, 2013년 KAIST에서 과학기술정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아말 프로젝트는 2014년 시작됐지만, 두바이샛 1호를 개발했던 2006년부터 한국은 UAE의 우주 개발에 함께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한국과 UAE의 우주 협력 가능성도 비쳤다. 

아말은 화성 궤도에 도착하고 나면 대기를 관측하며 화성의 기후를 1년간 조사한다. 하루 단위의 기상 변화부터 계절 단위의 변화까지 다각도로 관측한다. 샤라프 책임자는 “아말이 관측한 데이터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모든 과학자들에게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UAE 내부적으로는 아말의 교육적인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 받는다. UAE는 탈(脫)석유 시대에 대비해 과학기술을 토대로 산업 구조 전환을 꾀하고 있다. 아말의 과학팀에서 과학장비 데이터 분석을 담당하는 파트마 후세인 루타 과장은 “아말을 개발하고 발사하는 과정에서 초·중·고·대학생, 교사, 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운영했고, 지금까지 6만 명이 참여했다”며 “그간 UAE 대학에서는 과학기술 관련 학과가 많이 없었는데 물리학과를 포함해 우주과학에 관련된 과학기술 전공이 개설됐다”고 말했다. 

UAE 우주 개발에는 여성 과학자의 참여도가 높다. 아말 개발에 참여한 연구자의 34%가 여성 과학다. 아말 과학팀만 따지면 80%가 여성이다. 루타 과장은 “지난 10년간 정부 차원에서 과학, 수학, 공학 분야로 여성의 진로를 이끌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많았다”고 말했다. 

UAE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인 아르테미스 계획에도 참여한다. 2024년까지 무게 10kg인 탐사 로봇 ‘라시드’를 달에 보내겠다는 자체 달 탐사 계획도 갖고 있다. 샤라프 책임자는 “UAE의 모든 우주 개발은 협력과 공유를 토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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