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파고..코스피 본격 조정 오나

박정수 입력 2021. 1. 2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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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실망감에 사흘째 하락
"부담스런 지수대라 조정의 빌미"
美증시 투기 현상도 살펴야
3000선 깨지면 장기 조정 돌입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온통 파란불(하락)이 켜졌다. 미국 정부의 부양책 지연부터 국고채 금리와 원자재값 상승,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실망감까지 잇따른 악재가 코스피 지수 발목을 잡고 연일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특히나 미국 시장에서 벌어지는 게임스탑발 증시 폭락을 개미들의 승리라며 한편에서는 악재를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지키지 못한다면 장기 조정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28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3.51포인트(1.71%) 내린 3,069.0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24.69p(2.50%) 내린 961.23, 원/달러 환율은 15원 급등한 1,119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이날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조정의 빌미 제공한 FOMC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3.51포인트(1.71%) 내린 3069.0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5일 3208.99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사흘째 내림세를 보이며 총 140포인트(4.36%)나 빠졌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OMC 결과에 대한 실망감에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지수가 하락했다”며 “더구나 국내 증시가 그간 크게 오르면서 외국인이 비중 조절에 나선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 코스피 지수가 3200선을 돌파했던 25일까지 외국인은 올해 들어서 3229억원어치 주식을 샀었다. 하지만 지난 사흘간 외국인은 4조187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았다. 기관 또한 최근 사흘간 3조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보였다.

간밤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틀간의 정례회의 끝에 FOMC 위원 만장일치로 정책금리(0~0.25%)를 동결하고 월 120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하는 방안을 그대로 유지키로 했다.

특히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이 전방위적인 자산가격 급등 현상에 대해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과 백신 보급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금리와 자산가격 사이의 연관성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긴밀하지는 않다”고 말했고, 연준의 경기판단이 후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이 없어 시장에서는 실망감을 보였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을 비롯한 기관투자가들이 주가가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구간에서 핑곗거리를 찾은 듯하다”며 “이미 연준의 스탠스는 예상했던 결과이고 큰 변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비싸기 때문에 실망감도 따른 것”이라며 “지수대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었다면 FOMC로 인해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문제는 파월 의장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다고 다소 과도하게 언급한 것에 있다고 본다”며 “사실 FOMC도 그렇고 최근 미국 정부와 의회, 연준 이사들의 발언에서 공통되는 뉘앙스는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FOMC보다 게임스탑 주시

오히려 FOMC보다 게임스탑을 비롯한 최근 미국 증시의 일부 종목들의 폭등 현상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공매도 세력에 대항한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집단 매수 현상으로 인해 주가가 폭등하고 그로 인해 공매도 업체가 큰 손실을 입으면서 공매도 업체의 자금 부족 현상이 발생, 자금 확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매도세가 지속해서 나올 수 있어서다.

변 연구원은 “최근 이와 같은 단기 폭등은 펀더멘탈 변화가 제한된 상황에서의 주가 폭등으로 충분히 버블 우려로 볼만한 사안”이라며 “경기 불황이 해소되기도 전에 비이성적 주가 폭등이 확대될 경우 버블 형성과 붕괴로 자칫 더블딥 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공매도 이슈를 안 좋은 징후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오히려 개미들이 힘을 합치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며 “더구나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증시에 대해 공매도가 가능하다고 밝힌 배경에는 국내 증시가 그만큼 선진금융이 아니라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3000선 깨지면 장기 조정 돌입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지키지 못한다면 하락 폭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윤 센터장은 “코스피 지수가 변동성 구간에 돌입했다”며 “외국인을 비롯해 기관 또한 지속해서 빠져나갈 것으로 보여 현재의 지수대에서 3000선이 깨지면 장기 조정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 센터장도 “기관들이 주식 비중을 조절하는 가운데 펀드 환매 또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매도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기관 수급도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1480억원이 설정되고 1907억원이 해지돼 427억원이 순유출됐다. 4거래일 연속 자금 순유출이다. 올해 들어서만 총 2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윤 센터장은 “오는 7월 미국 부채한도 상향 이벤트도 있기 때문에 지금의 증시 조정이 짧게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현재 주식이 싸지기를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도 업종으로는 반도체, 자동차, 건설을 비롯해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를 꼽았다.

노 센터장은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장금리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금리와 환율의 변동을 잘 살펴야 한다”며 “당분간은 기존 주도주였던 ‘BBIG’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도 “올해 이익 증가율이 좋은 종목군은 반도체와 자동차, 건설 정도”라며 “조정 국면에서는 종목별로 성장성이 있는 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정수 (ppj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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