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中당국에 항복한 마윈..앤트그룹, 금융지주사로 바뀐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입력 2021. 1. 28. 17:45 수정 2021. 1. 28. 17: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체계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이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의 관리감독을 받는 금융지주사로 바뀐다.

실질적 소유주인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해 10월 '전당포 영업'이란 용어로 금융당국의 폐쇄성과 후진성을 비판한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로 변신하겠다는 사업개편안을 당국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전자결제 체계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이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의 관리감독을 받는 금융지주사로 바뀐다. 실질적 소유주인 마윈(馬雲) 알리바바 창업자가 지난해 10월 ‘전당포 영업’이란 용어로 금융당국의 폐쇄성과 후진성을 비판한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기업가치 및 성장성 약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국유화, 회사분할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트그룹이 금융지주사로 변신하겠다는 사업개편안을 당국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지주사가 되면 당국에 상당한 자본금을 납입하고 증자 등을 단행해야 한다. 이 증자에 대형 국유은행과 연기금 등이 참여하면 마 창업자의 지분이 줄고 자연스레 국가 통제권이 커지는 구조다. 현재 마 창업자와 앤트그룹 임직원은 지분 50.5%를, 알리바바 또한 32.6%를 보유하고 있다. 당국은 다음달 춘제(중국의 설) 이전에 개편안을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런민은행은 최근 전자결제산업에서 특정 회사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보유하면 강제분할이 가능한 규제 초안을 내놓았다. 이 안을 적용하면 점유율 50%가 넘는 알리페이가 2개 회사로 쪼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감안할 때 지주사 변신은 앤트그룹의 수익성과 성장성을 제한해 기업 가치에 부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베이징 금융계 관계자 역시 “중국 기업인이 공산당 눈 밖에 나면 안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앤트그룹은 중국에서만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알리페이의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소액 대출, 온라인 보험, 자산운용업 등에서 중국 1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마 창업자는 그간 “앤트그룹은 금융사가 아닌 핀테크 회사이며 이에 적합한 낮은 수준의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당국은 런민은행 등이 규모를 파악하기 힘든 소액 대출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특정 기업가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진다는 점을 우려했다.

당초 앤트그룹은 운영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회사 중 하나를 금융지주사로 만들어 소액대출 등 금융 업무를 맡기고, 블록체인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핀테크 관련 업무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2200억 위안(약 38조 원)의 상하이 및 홍콩증시 동시상장도 추진했다. 그러나 마 창업자의 당국 비판 후 상장 계획이 무기한 중단됐고 알리바바 역시 반(反)독점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발언 직후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춘 마 창업자는 약 석 달이 흐른 이달 20일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중국은 홍콩에 대한 통제 강도 또한 높이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27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愛國者治港)’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간 홍콩 자치권을 상징하던 ‘항인치항(港人治港)’ 즉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린다’는 문구에서 홍콩인을 뜻하는 ‘항인’ 표현 대신 ‘애국자’를 써서 홍콩이 중국의 통제권 하에 있음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또한 시 주석은 2019년 송환법 반대 시위, 지난해 국가보안법 시위 등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경질설에 시달렸던 람 장관을 두고 “국가 안보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갖고 모국과 홍콩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을 드러냈다”고 치하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