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배당축소 압박하면서 이익은 나누라니.. 은행의 삼중고

이병철 2021. 1. 28.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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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들이 연초부터 3중 압박(이익공유제, 대출 규제, 배당 축소)에 몰리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근거로 결정된 배당 축소와 정치권의 이익공유제 압박에 따른 주가 약세로 인해 주주들로부터의 불만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금융당국이 배당성향을 첫 공식 제한한 것은 장기침체인 'L자형 경기회복 시나리오'일 경우 상당수 은행이 자본비율 최소 의무비율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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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배당성향 20% 이내로"
지난해보다 5~7%P 더 낮아져
외국인 투자자 등 주주들 불만
신용대출 늘며 대출규제까지 나서
은행들 수익성 악화 우려 커져

시중 은행들이 연초부터 3중 압박(이익공유제, 대출 규제, 배당 축소)에 몰리고 있다.

특히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과도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근거로 결정된 배당 축소와 정치권의 이익공유제 압박에 따른 주가 약세로 인해 주주들로부터의 불만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게다가 은행들은 수익률의 척도인 순이자마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대출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수익 악화에 대한 우려감도 커져만 가고 있다.

■가혹한 스트레스 테스트?

27일 금융위원회는 은행권에 6개월간 한시적으로 배당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권고했다. 배당 권고안이 구두가 아닌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의결을 거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가 권고한 배당성향 20%는 지난해보다 5~7%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지난해 금융지주 배당성향은 KB금융 26.0%, 신한금융 25.97%, 하나금융 25.7%, 우리금융 27.0% 등이었다.

금융당국이 배당성향을 첫 공식 제한한 것은 장기침체인 'L자형 경기회복 시나리오'일 경우 상당수 은행이 자본비율 최소 의무비율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스트레스테스트(건전성심사) 시나리오는 1997년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상황을 가정했다. L자형 경기회복을 가정하면 경제성장률은 2021년 -5.8%, 2022년 0.0%(제로성장), 2023년 상반기 0.9%로 전망됐다.

은행들은 우선 1997년 외환위기의 가혹한 환경을 가정하고 스트레스테스트를 한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였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외환위기의 -5.1%를 가정한 것은 문제라는 것.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 여당은 우리나라 재정 여건이 경쟁국에 비해 여유가 있고 올해부터는 백신 등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금융당국이 정답을 정해놓고 이를 맞추기 위해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주가 약세에 주주 불만 눈덩이

금융그룹의 주가는 코로나19 이후에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배당 축소를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하게 거론했기 때문이다. 금융그룹 관계자는 "배당 축소 권고가 나오면서 일부 기관 투자자나 외국인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익공유제 참여를 압박하면서 배당까지 줄이라고 하는 것에 주주들이 화가 많이 났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은 것도 아닌데 배당을 줄이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금융감독원이 은행 부행장들과 회의를 갖고 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낮추라고 압박한 것이 알려지면서 은행권의 불만이 표출됐다. 은행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지난해 대출 성장률을 감안해 올해 연간 대출 성장률 목표치를 3~6%선에서 잡았는데 이보다 더 낮추라는 요구에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은행 관계자는 "이익공유제,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유예, K뉴딜 등 은행권에 요구하는 것은 많으면서 이제는 대출 총량 규제로 수익까지 줄어들 판"이라고 말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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