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입 연 금호석화..반기 든 조카의 속내는 '미궁'

김성은 기자 2021. 1. 2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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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공시를 통해 '조카의 난'이 현실화된 지 약 하루 만에 금호석유화학(금호석화)이 공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박철완 금호석화 상무의 주주제안 배경이나 향후 움직임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호석화, 지분 공시 하루 만에 입장문 발표 "주주제안 면밀 검토할 것"
28일 금호석화 대외협력팀은 '주주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 관련 금호석유화학 입장'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금호석화는 2020년 12월 말 기준 당사 대주주 특수관계인이자 현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철완 상무로부터 사외이사, 감사 추천 및 배당확대 등 주주제안을 받았다"며 "당사는 본 주주제안의 내용 및 최근 상황을 면밀 검토한 다음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는 금호석화 지분 10%(304만6782주)를 보유중이라고 공시하면서 "기존 대표보고자와 공동 보유관계 해소에 따른 특별관계 해소 및 대표보고자 변경으로 인한 신규 보고"라고 밝혔다.

박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회장의 조카다. 박 상무의 부친은 2002년 작고한 고 박정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다. 박정구 전 회장은 고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의 2남, 박찬구 회장은 4남이다.

박 상무는 개별적인 주주제안을 위해 공동보유 관계를 해소한 것으로 보인다. 공동보유자란 합의 또는 계약을 통해 공동으로 지분 취득 및 처분하거나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한 이들이다.

금호석화 측은 "당사 사내임원으로 재직중인 박철완 상무가 일반주주로서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선임 등 경영진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청함에 따라 회사와 현 경영진은 해당 내용을 구체적으로 검토하며 신중하게 대처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깜짝 공시'에 회사 측도 '당혹'…"경영진 변경과 과다배상 요구는 비상식적"
이날 입장문을 살펴보면 박 상무 측의 주주제안은 대주주 일가와 사전 교감 없이 갑작스레 이뤄진 것으로 짐작된다.

회사 측은 "현재 금호석화는 코로나19의 어려운 사회적, 경제적 여건에도 불구하고 최대 실적을 달성해 주가 반영을 통해 주주 가치 극대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 협의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 변경과 과다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 판단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박 상무의 전일 공시는 사실상 '선전포고'로 읽히며 그 배경에 관심들이 집중됐다.

우선 박 상무가 승계구도에 반기를 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박찬구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전무는 지난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는데 박 상무는 그대로 상무에 머물렀다. 이를 두고 사실상 금호석유화학의 승계 구도가 박찬구 회장에서 박 전무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란 해석들이 뒤따랐다.

사촌지간인 두 사람은 1978년생으로 동갑내기임과 동시에 2010년 4월 나란히 부장에서 상무보로 승진했었다. 현재 박 전무는 수지영업을, 박 상무는 고무해외영업을 담당중이다.

일각에서는 박 상무가 2006년 과장으로 입사해 첫 경영 수업을 받았던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범 금호가가 아닌 한진그룹으로 매각 결정된 것이 결별 선언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의 가능성이 아예 일축된 데 실망감을 표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었다.

(왼쪽부터)박철완 금호석화 상무, 박준경 금호석화 전무, 박주형 금호석화 상무/사진=머니투데이DB
박철완 상무 측 일단 '침묵'…진짜 속내는?
박 상무 측이 일반 주주 자격으로 주주제안을 위해 대주주와 공동 보유관계를 해소했다 가정해도 여전한 궁금증은 남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경영이나 회사 운영 정책 등에 건의 사항이 있었다면 대주주 일가 사이에서 사전 논의를 함이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라며 "주주제안과 같은 방식을 고수한 이유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금호석화 측이 입장을 낸 것과 달리 이날 오후까지 박 상무 측은 여전히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후 박 상무 측과 박 회장 측이 지분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현재로서 박 상무 측이 승리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 박 전무, 박주형 상무 등의 지분을 합치면 14.84%로 박 상무 지분율보다 많다. 게다가 자사주(18.35%)를 이용해 백기사를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박 상무와 박 회장 모두 회사에 정상 출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이날 관련 이야기를 나눴는지 여부에 회사 측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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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 기자 gttsw@mt.co.kr, 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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