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코로나 확진' 소식에 동물혐오·유기 우려 늘어

김민정 기자 2021. 1. 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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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에게 물과 밥을 주다 지나가던 사람과 말다툼을 했다. 코로나에 걸렸을지 모를 고양이를 왜 챙기느냐며 소리를 치더라."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캣맘' 최모(30)씨는 28일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최근 동물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더 따가워진 것 같다"며 "자칫 동물 학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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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에게 물과 밥을 주다 지나가던 사람과 말다툼을 했다. 코로나에 걸렸을지 모를 고양이를 왜 챙기느냐며 소리를 치더라."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캣맘’ 최모(30)씨는 28일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최씨는 "최근 동물도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릴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길고양이에 대한 시선이 더 따가워진 것 같다"며 "자칫 동물 학대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11일 북극 한파로 인한 수도 동파로 얼어버린 종로구의 한 주택가 계단을 고양이가 겁에 질린 듯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진주 국제기도원에 머물던 한 모녀가 키운 새끼 고양이가 지난 24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확진자의 반려견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두 사례 모두 사람에게서 동물로 감염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발표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 반장은 "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에서 인간으로 감염된 사례는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동물 혐오나 유기로 이어질까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고양이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 그래도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범죄자들이 많은데 코로나 때문에 혐오가 커질까봐 걱정이다", "소나 돼지처럼 땅에 묻고 살처분하라는 사람도 있어 답답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고양이를 3년째 키우고 있는 김효진씨는 "오히려 동물이 사람에게 감염시키는 것처럼 인식돼 길에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가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어 걱정스럽다"면서 "정확한 정보가 전달돼 죄 없는 동물들에 대한 혐오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반려동물 유기가 코로나 확진 가능성으로 인해 더욱 늘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유실·유기동물의 수는 총 13만5791마리로 2017년 대비 32% 늘어났다. 2016년 대비로는 65%가 증가했다. 실제로 코로나가 확산하던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는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를 옮긴다는 소문이 돌면서 동물 유기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국제적으로 살펴봐도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사례는 보고가 되지 않았다"며 "특히 길고양이의 경우 밥을 챙겨주는 사람과도 거의 접촉을 하지 않으니 코로나 전파 우려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반려동물의 피부·털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될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보고 있다. 확진이 된 개나 고양이는 대부분 주인이 확진된 후 진행된 반려동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부도 코로나 상황과 관련해 반려동물에 대한 관리 지침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다. 관리 지침에는 반려동물 보호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반려동물을 어떻게 관리할 지와 반려동물 관리 방안 등이 포함할 예정이다.

이형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대표는 "동물의 코로나 감염과 방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공유돼야 오해와 억측을 막을 수 있다"면서 "코로나 우려로 동물을 혐오하거나 유기하는 등 공포감을 갖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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