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에 지킨 아버지 유언..삼육대에 2억5000만원 기부

"늦게나마 아버지 뜻 이룰 수 있어 기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30년 전 아버지 유언에 따라 최근 대학에 2억5000만원을 기부한 가족의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삼육대에 따르면, A씨는 30여년 전 공장을 운영하던 중 뜻하지 않게 병을 얻어 임종을 앞두게 됐다.

마지막 순간 그는 가족에게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공장 등을 매각해 전액을 삼육대에 기부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당시 기부액 규모만 2억5000만원 상당에 달했다.

가족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재산을 정리했다. 하지만 공장 매수자가 계약을 갑자기 파기하면서 유산은 오히려 빚더미가 됐다.

우여곡절 끝에 공장을 처분했지만 가족들 수중에 남는 돈은 없었다. 기부금을 낼 형편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A씨의 세 딸에게는 선친의 부탁이 마음의 짐으로 남았다.

딸들은 아버지 유언을 지키기 위해 돈을 모으기로 결심하고 30여년이 지난 최근에 와서야 2억5000만원을 마련하게 됐다.

전날(27일) 삼육대 총장실에서 열린 발전기금 전달식에는 A씨의 부인과 삼육대 동문인 큰딸 부부가 참석했다.

이들은 "가족 누구 하나 이견이 없었다"면서 "늦게나마 아버지의 뜻을 이룰 수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김일목 총장은 전달식에서 "30여년에 걸쳐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신 가족의 마음이 큰 감동을 준다"면서 "귀한 뜻을 받들어 인재양성을 위해 소중히 활용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학교 측은 기부문화 확산과 기부자 예우를 위해 A씨의 실명을 공개할 것을 권유했지만 가족은 A씨 신분과 이름이 드러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kingk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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