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후변화 전쟁' 복귀..글로벌 탄소거래시장 확대 급물살

유주연,최승진,황순민 2021. 1. 2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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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최대 화두 '넷제로'
年500억~1000억弗 목표 제시
11월 유엔총회서 구체화될듯
"이미 1500개社 탄소중립 참여
비싼 가격 극복땐 상쇄 가속"
케리 "탄소 줄이겠다는 중국
어떻게 감축해나갈지 밝혀라"

◆ 다보스 어젠다 2021 ◆

2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주최하는 `다보스 어젠다 2021`에서 참석 연사들이 영상으로 `넷제로(탄소중립) 전환`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 마크 카니 유엔 기후변화특사,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최고경영자(CEO),빌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 [사진 제공 = WEF]
'넷제로(Net-Zero·탄소중립)'에 대한 글로벌 공동 대응이 가속화되면서 탄소시장을 확대하는 '스케일업'이 전방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기후변화 관련 논의에 전격적으로 복귀한 이후 탄소시장 확산을 목표로 한 글로벌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여 국내 경제·산업계도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마크 카니 유엔 기후변화특사(전 영란은행 총재)는 27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 주최로 진행된 다보스 어젠다 2021에서 탄소상쇄를 위한 시장 규모를 현재 연간 3억달러(약 3340억원) 규모에서 500억~1000억달러(약 56조~111조원)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탄소중립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것은 코로나19 팬데믹보다 기후변화가 인류에게 닥친 더 큰 위기라는 글로벌 리더들의 문제의식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화석연료 소비가 7%가량 감소했지만 지구 연평균 기온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됐다.

탄소상쇄는 배출된 온실가스를 그에 상응하는 양만큼 줄이는 활동을 일컫는다. 탄소배출권 거래시장의 확대 논의는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COP26) 회의에서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각국의 정부 정책을 촉매로 더 많은 민간자금이 탄소 관련 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구상이다. 카니 특사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COP26 회의를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녹색금융' 부문 자문을 맡고 있으며 '자발적 탄소시장 규모 확대' 태스크포스를 창설했다.

그는 "탄소세와 탄소에 대한 가격 책정은 금융시장의 자금이 '녹색 프로젝트'로 향하도록 인센티브를 줄 수 있다"며 "공공과 민간의 자금이 적절히 융합된 금융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탄소 상쇄분에 대한 거래시장은 우선 각 기업이 오염물 배출의 절대량을 줄이고, 개발도상국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경제적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빌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도 다보스 어젠다에서 "탄소상쇄에 투입되는 자금은 저탄소 시멘트, 녹색 항공유 등을 생산하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이 같은 움직임은 개발도상국에서 환경친화적 상품의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이사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곳에 사람들이 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유인을 만들어야 한다"며 "아직 탄소 상쇄를 위한 기준이 복잡하고 가격 형성이 비싸게 돼 있는 등 문제가 있지만 혁신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넷 내저러스 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은 "탄소시장과 관련한 청사진은 행동을 위한 6가지 주제와 20가지 권고를 담고 있다"며 "탄소시장을 더 투명하게 하고 질적으로 개선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최고경영자(CEO)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에 이미 글로벌 1500개 기업이 참여하기로 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탄소 거래 시장이 적정한 규모로 확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윈터스 CEO는 "이는 환경으로부터 탄소를 제거하거나 줄일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같은 날 열린 다보스 어젠다 2021 '기후변화를 위한 행동(Mobilizing Action on Climate Change)' 세션에 참석해 "미국은 지난 4년을 허비했기 때문에 겸손한 마음으로 기후변화를 상대로 한 전쟁에 복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케리 특사는 "우리가 긴급하게 대처해야 할 이유가 곳곳에 있다"며 "탄소 배출량을 낮추는 것은 미국 경제 성장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2060년까지 오염물 배출 감축을 약속했는데 중국이 어떤 계획으로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계획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단서가 없다. 중국이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모두가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함께 열린 '넷제로 전환을 위한 금융(Financing the "Net-Zero" Transition)' 세션에서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이른바 넷제로 전환과 관련해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민간과 공공투자자금이 혼합되기 시작하는 등 새로운 조정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연방이 소유한 토지·수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2050 넷제로' 공약 이행에 시동을 걸었다. 넷제로 정책이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저감해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 전환과 대규모 친환경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사업인 '그린뉴딜' 사업 등을 정권의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고어 전 부통령은 "바이든 정권 출범 후 첫 주 만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미국의 전환에 앞서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중국, 일본, 한국 등에서도 (이와 관련한) 새로운 공약·선언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팬데믹과 제도적 불평등, 경제 파괴 등과 씨름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공공과 민간 모두에서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향해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보스 어젠다 2021에서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각국의 사회·경제 복구 계획이 기후변화 대응과 연계됨에 주목하면서 이를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하는 '녹색 회복(Green Recovery)' 흐름이 주목받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 불평등이 심화한 자본주의를 재건하고 전 세계가 함께 성장하기 위한 핵심 어젠다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올리버 바테 알리안츠 최고경영자(CEO)는 "넷제로 연합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거대 국부 펀드들이 참여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주연 기자 / 최승진 기자 /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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