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랩] 알파고는 시작에 불과했다..AI vs 인간, 세기의 대결

강선애 2021. 1. 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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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AI 기술은 어디까지 왔고, 인간에 비해 월등할까. 또 AI는 인간에 도움을 주는 존재일까, 인간을 망치는 재앙일까. 이런 흥미로운 생각을 재미있는 대결로 그려낸 예능이자 교양 프로그램이 베일을 벗는다.

SBS 신년특집 '세기의 대결! AI vs 인간' (이하 AI vs 인간)은 작곡, 골프, 주식투자, 모창, 심리 인식, 몽타주 제작 등 6개 종목에서 인공지능과 인간 최고수가 대결을 벌이는 국내 최초 AI버라이어티쇼다. 이미 알파고 VS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지켜본 우리에게 AI와 인간의 새로운 종목 대결을 보여주며 흥미를 자극한다.

28일 오후 'AI vs 인간' 온라인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정석문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열린 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남상문, 김민지 PD가 참석해 지난해 3월부터 오랫동안 공들여 제작한 'AI vs 인간'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을 부탁했다.


▲ 'AI VS 인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김민지 PD는 프로그램에 대해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 이후, 인공지능이 2021년에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살펴보며 그 이후의 리벤지 매치라 보면 될 거 같다. 다양한 분야에서 AI와 인간 최고수가 대결을 펼친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당시 사람들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재밌게 보면서도, 한편으론 알파고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게 된 거 같다"며 "막연한 두려움은 AI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인 거 같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AI와 인간이 대결하는 재미를 관전하며,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 보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보자 해서 기획하게 됐다"라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남상문 PD는 현재 AI 기술력에 대해 "아직까진 인류를 위협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하나를 잘 구현해도 하나가 잘 안 된다. 알파고도 마찬가지였다. 바둑은 잘 두지만, 실제로 바둑알을 놓아서 사람과 게임을 할 순 없는 동작 구현의 문제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AI vs 인간'에서는 인공지능과 인간 고수의 균형 있는 대결을 위해 양측의 정도를 맞추는 작업이 필요했고, 그런 노력 끝에 재미있는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남 PD는 "대결의 결과도 흥미요소 중 하나지만,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건 누가 이기고 지냐가 아니다. 이 대결을 통해 우리가 AI에 대해 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위험요소가 있다면 우리가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라고 덧붙였다.


▲ 대결 종목, 상대 선정은 어떻게?

'AI vs 인간'에서는 모창, 골프, 주식 투자, 심리 인식, 작곡, 몽타주 제작을 주제로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이 그려진다.

김민지 PD는 "기획 단계에서 고민했던 기준은, 대결 자체가 첨예하고 짜릿하고 재밌어야 한다 였다. 그 기준을 가지고 AI 아이템과 저희 종목을 선정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결의 묘미를 보여줄 수 있는 스포츠, 그중에서도 골프, 모두의 관심인 주식 투자, 신기한 모창AI, 초능력 같은 능력으로 그 자체만으로 놀라웠던 심리 인식과 오디오 몽타주 AI,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예술 영역에 도전한 작곡AI 등이 아이템으로 들어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AI와 대결하는 인간으로는 가수 옥주현, 골프스타 박세리, 프로파일러 권일용, 주식 고수 마하세븐, 몽타주 전문가 로이스 깁슨 등 각 분야 최고들이 나선다.

남상문 PD는 "대결 종목이 결정되면 거기에 적합한 최고수 대결자를 찾는 게 목표였다"며 "섭외하고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는 않았는데, 모두 다 좋은 취지로 공감해주셔서 모실 수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섭외를 허락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장 힘들었던 섭외는 미국에 있는 몽타주 전문가 로이슨 깁슨이었다. 김민지 PD는 "5부에 나오는 오디오 몽타주AI는 범인의 목소리만 듣고 몽타주를 그려내는 신기한 AI다.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눈 씻고 찾아봐도 없더라. 저희가 5~6개월 찾아 헤맨 끝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몽타주 아티스트 로이스 깁슨을 모셨다. 30여 년 동안 1300명의 몽타주를 그려낸 분이다. 목소리만 듣고 몽타주를 그리는 건 아니지만, 중요한 증언들을 듣고 그린다. 미국에 연락해 섭외했고, 코로나 때문에 이원중계로 미국과 한국에서 몽타주 그리는 대결을 진행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AI vs 인간'의 대결이 제대로 그려지기 위해선 AI를 만드는 개발자들의 노력도 필요했다. 기존에 개발된 AI를 대결 종목에 맞도록 새로 훈련시키고 연구하는 작업이 뒷받침됐다. 김민지 PD는 "트로트 작곡 대결을 하는데 저희가 섭외한 작곡AI는 원래 클래식과 뉴에이지를 작곡하는 AI였다. 트로트 작곡은 처음이라 걸음마 단계부터 시작해 트로트를 처음부터 학습시키느라 개발자들이 고생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6개 아이템에 참여해준 개발자 분들께 감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 MC 전현무의 탁월한 진행, 아픈 손가락 홍진영-설민석

'AI VS 인간'의 MC는 전현무다. 김민지 PD는 "전현무 씨가 없었다면 프로그램의 재미가 반감됐을 것"이라며 "순발력도 뛰어나고, 대결의 긴장감을 쪼아가는 힘을 갖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또 "전문가나 패널이 했던 말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않는 점이 놀라웠다. 전문가와 비전문가 패널이 같이 나오는 프로그램인데, MC가 중간에서 너무 현명하게 잘 호흡을 맞추도록 도왔다"며 "전현무 씨가 저희 프로그램에 MC로 온 건 신의 한 수였다"라고 덧붙였다.

남상문 PD 역시 전현무에 대해 "칭찬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며 "진행 능력도 뛰어나고, 지적 능력도 좋아 AI에 대한 이해도 빨랐다"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가장 놀랐던 건, 제작진은 녹화 중 다음 순서를 진행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운데, 전현무 씨는 그 와중에 패널의 이야기, AI 개발자의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다시 질문을 던지며 토크에 몰입돼 있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줬다. 순발력, 이해력이 좋고, 시청자에게 뭘 보여줘야 할지까지 아는 MC라 많이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오랜 준비가 필요한 프로그램인 만큼 'AI vs 인간'은 이미 9개월 전부터 제작에 착수해 이미 모든 촬영이 끝난 상태다. 문제는 'AI vs 인간' 녹화에 참여했던 가수 홍진영, 역사강사 설민석이 녹화 이후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여 현재 방송활동을 중단한 채 자숙 중이라는 것. 제작진은 이들의 출연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남상문 PD는 "그 부분은 아픈 손가락 같다. 저희도 난감했다"며 당황스러운 심경을 전했다.

설민석에 대해 남 PD는 "설민석 씨는 사회적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점이라 통편집을 하게 됐다"며 "토크 비중이 높았고 프로그램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있어 도려내는 게 쉽지 않았지만, 풀샷에 작게 보일 순 있으나 토크나 원샷 부분에서는 일체 걷어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진영의 출연분에 대해서는 편집 여부가 아직 정확하게 결정되지 않았다. 남 PD는 "홍진영 씨도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일을 한 건 맞으니 두둔할 마음은 없다. 하지만 AI 개발자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그 노력들이 편집돼 방송에 못 나간다면 그분들한테 너무 죄송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진영은 'AI vs 인간' 작곡AI 편에 출연했다. 남 PD는 "홍진영 씨의 역할이, AI작곡과 인간 작곡의 곡을 부르고 둘 중 뭐가 좋은지 가수로서 선택하는 거라, 이 부분을 걷어내고 제대로 방송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편집에 대해) 계속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시청자와 여러분들께, 우려되지 않는 쪽으로 결정하겠다"라고 설명했다.


▲ 궁극적인 이야기, AI와의 공존에 대한 고민

이 프로그램은 AI와 인간의 대결이라는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를 선사한다. 동시에 AI와 인간이 어떻게 같이 나아가야 할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남상문 PD는 "다시 맞은 개화기" 같다며 "서울에 처음 전차가 개통됐을 때 사람들이 두려워했다. 그 와중에 어린아이를 치여 죽이는 사고가 발생해 사람들이 전차를 불태우기도 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 전차, 전철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라고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혼란과 적응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AI 기술에 대해 "무조건 옹호하는 건 아니고 그렇다고 무조건 두려워해서도 안 될 거 같다"라고 생각을 밝히며 "제가 과학자가 아니라 AI와 공존할 수 있는가 없는가를 말할 순 없다. 다만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현시점에선 공존을 모색할 시기라는 것"이라 전했다.

또 남 PD는 "대결도 중요하고 그걸 쫓아가지만, 대결에만 국한하지 말고 어떻게 AI를 바라볼 것인가, 앞으로 어떻게 같이 이용하고 공존하고, 위험성을 배제하고 슬기롭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상황에서 적대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어떻게 이용할지, 위험성을 어떤 식으로 사회적으로 합의해 나갈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지 PD도 "방송에서 단순히 AI가 오락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저희도 예능으로 보여지더라도 늘 신경 쓴 게, 이 기술이 오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잘 짚어줘야 한다는 거다. 두 가지 주축을 잘 가져가야 하는 게 저희 프로그램의 역할이라고 염두하고 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AI와 우리는 공존하든 갈등하든 살아갈 텐데, 인류의 좋은 동반자가 될지, 이 기술에 소외되거나 잠식당할지, 결국엔 우리 모두에게 달린 것이다. 이 대결을 통해, 큰 미래, 넓게 봤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혔다.

한편 AI와 인간의 흥미로운 대결을 발판으로, 나아가 AI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질 5부작 'AI VS 인간'은 오는 29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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