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영화 '파힘', 체스 챔피언 오른 난민 소년
세계 주니어 체스 챔피언 '파힘 모함마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의 주인공 '파힘'(아사드 아메드)은 방글라데시 출신 난민이다. 모국의 정치적 위협을 피해 아빠 '누라'(미자누르 라하만)와 함께 프랑스 파리로 왔다. 적십자의 도움을 받아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망명을 신청하지만 상황은 순탄치 않다. 누라는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추방당할 위기에 처한다.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이는 파힘뿐이다. 체스 챔피언이 돼서 아빠를 돕고 방글라데시에 있는 엄마도 다시 만나고자 이 악물고 연습한다. 파리에서 만난 괴짜 선생님 '실뱅'(제라르 드빠르디유)과 체스클럽 친구들이 이를 돕는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퀸스 갬빗'과는 달리 주인공의 실력이 압도적이진 않다. 파힘은 여러 번 지고, 또 연습하면서 프랑스 챔피언십을 준비한다.
체스에만 몰입하기 어려운 주변 환경도 눈에 들어온다. 파힘은 택시 탈 돈도 없어 대회에 늦을 뻔하는가 하면, 망명 신청이 기각된 다음엔 의욕을 잃고 아빠와 난민촌으로 도피한다. 소설이 원작인 퀸스 갬빗은 '체스 판타지'를 그리지만 이 작품을 철저히 현실에 착근해있다. 파힘을 연기한 배우 아사드 아메드도 실제 방글라데시 난민이다.
피에르 프랑수아 마르탱-라발 감독은 "이 영화에 리얼한 현실을 담는 게 파힘과 누라 부자에 대한 예의"라며 "통역가가 일부러 통역을 틀린 장면 등 영화 속에 나오는 모든 것들을 세심한 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스가 주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체스판을 자세히 보여주지 않는 건 아쉽다. 체스 자체를 상세하게 다루고 고증도 철저히 한 퀸스 갬빗과 대조된다. 파힘에선 난민이 주(主)이고, 체스는 거든다.
영화의 실제 인물 파힘 모함마드는 2000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태어나 2008년 아버지와 함께 프랑스로 이주했다. 2012년에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12세 미만 부문에서 프랑스 체스 챔피언, 2013년엔 세계 주니어 챔피언이 됐다. 그는 2014년 '몸을 숨긴 왕'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냈고, 이를 바탕으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파힘은 체류증을 획득해 프랑스에서 취업과 여행이 가능한 상태지만 프랑스에 입국한 지 13년이 지난 지금도 프랑스 국적은 취득하지 못했다.
[서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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