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마포 잘나갈 때 소외됐던 상암동, 설움 떨칠까

김태준 2021. 1. 28. 16: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롯데몰 개발 재개로 인근 들썩
월드컵파크·성산시영 호재
수색역세권 개발도 기대감

8년째 표류하던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롯데몰의 연내 착공이 가시화하자 인근 시세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롯데몰, 월드컵대교, 수색역세권 개발 등 개발 계획이 계속해서 미뤄진 상암동 일대가 반색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공덕 등 마포구 다른 지역이 서울지역 시세를 견인할 때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인식이 강했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상암월드컵파크4단지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31일 13억원에 신고가를 썼다. 인근 상암월드컵파크7단지 전용 84㎡도 가장 최근 거래가 지난해 12월 9일 11억500만원이었는데, 현재 호가가 13억원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공식적으로 롯데몰 사업 재개가 확정된 건 이달 27일이지만 이미 작년 말 롯데 측과 서울시가 협상을 재개하면서 이런 점이 선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같은 마포구지만 공덕처럼 잘나가는 동쪽에 비해 서쪽은 이렇다 할 호재가 없어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심했다"고 했다.

상암동뿐만 아니라 롯데몰을 환영하는 곳은 또 있다. 길 건너편 재건축을 앞둔 성산시영아파트다. 마포구 성산시영은 지난해 5월 일찌감치 2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이 때문에 매물이 완전히 쏙 들어갔다. 롯데몰이 들어오는 DMC역 인근 가재울 뉴타운도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롯데몰을 반기는 곳은 수색역 인근이다. 그동안 정체된 수색역세권 개발과 상암 랜드마크 사업에 탄력이 붙을 수 있어서다. 수색역세권 개발 용지는 상암 롯데몰과 철도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다. 실제로 롯데 측은 지난해 말 롯데몰 수정 계획안을 서울시에 제출하면서 수색역세권과 상암 롯데몰을 지하나 지상 브리지로 연결해 공공성을 확충하겠다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수색·증산뉴타운과 상암업무지구는 수색역으로 단절된 상황으로, 소규모 지하도로 하나만 연결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수색역 인근 부동산은 "수색·증산뉴타운과 수색역, DMC역은 도시계획상 묶여서 갈 수밖에 없는 곳"이라며 "작년 DMC롯데캐슬더퍼스트 입주를 시작으로 주변 신축 입주가 완료되면 입지 자체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근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용지 일대에도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대한항공 간 3자 매각이 물거품이 된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소유한 종로구 송현동 48-9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매입을 추진했고, 국민권익위원회 중재하에 LH가 송현동 땅을 사들인 뒤 다시 서울시 땅과 바꾼다는 구상을 구체화해왔다. 상암동 랜드마크 예정지를 3500가구 초고층 공공주택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마포구와 서울시의회 반대로 LH는 지난해 말 서울시에 "교환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통보하면서 이 계획은 사실상 틀어졌다. 서부운전면허시험장 일대는 10만㎡ 규모로 경기도 고양시와 경계에 있는 서울 서북부 관문 지역이다. 서울시는 2019년 연신내·불광지역, 온수역세권 일대와 함께 이곳을 '신전략거점'으로 육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천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기본구상(안) 수립 용역까지 들어갔지만 작년 정부의 8·4 대책을 따르기 위해 서부운전면허시험장만 도려내자 주민들 반발이 컸다.

[김태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