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정상, 韓 보란듯 새벽 전화통화?..靑 "순서보다 내용이 중요"

정진우 기자 2021. 1.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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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한-우즈베키스탄 화상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1.01.28. since1999@newsis.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새벽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전화회담을 진행한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언제 통화를 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근 정상통화가 한·미 정상간 통화 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화상 정상회담을 갖는 일정 외엔 특별한 공개 일정이 없었다. 청와대는 한미 정상통화 일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일 정상통화에 이어 한·미 정상통화도 곧 이뤄질 것”이라며 “몇 번째로 정상통화를 했는지 등 순서보다 정상들이 어떤 내용을 다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권 안팎에선 빠르면 이날 밤 또는 29일 아침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통화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인 지난해 11월11일 한국·일본·호주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 정상과 같은 날 통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시에도 우리보다 일본과 먼저 통화했다.

한·미 간 정상통화는 통상 미·일보다 늦게 이뤄졌지만, 이번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건 지난 26일 한·중 간 정상 통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미·중 관계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묘한 시점에 한·중 정상통화가 이뤄져서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1.01.26. photo@newsis.com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한·미 정상 간 첫 통화에 앞서 시진핑 주석과 먼저 소통한 게 바이든 행정부의 심기를 건드린 게 아니냐는 의문도 나온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통화 일정도 다음주 초에나 잡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일 정상간 통화가 이례적으로 새벽에 이뤄진 점이 이같은 해석에 무게를 더한다.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의 전화회담은 이날 새벽 0시45분부터 약 30분 동안 진행됐다. 미국 동부 시간으론 통상 업무 시간인 27일 오전이었지만, 시차 영향으로 스가 총리는 새벽에 회담에 응했다.

일정도 급하게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스가 총리가 27일 밤 도쿄 아카사카의 중의원 의원 숙소에 귀가한 상태였는데, 심야에 다시 총리 공저로 향했다”며 “전화 회담 일정이 급하게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우리나라와 중국을 의식해 일본과 서둘러 일정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치권에서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앞두고 굳이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먼저 통화할 필요가 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통화가 이뤄진 후 그 다음날 바이든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통화를 했는데, 미국이 우회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것일 수 있다”며 “미중 갈등이 계속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보다 중국과 더 친밀해 보이면 외교적으로 미국 입장에선 불편해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한중 정상통화는 한국과 중국의 설 연휴 및 춘절을 앞두고 신년인사차 추진됐다”며 “한·중 양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양 정상이 신년 인사와 함께 2021~2022년 한중문화교류의 해를 성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교환하는 방안을 지난해부터 실무적으로 협의해 왔고, 그 결과로 이번 통화가 성사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후변화와 녹색일자리 창출에 관해 연설하고 있다. 2021.01.28.


하지만 이번 한·중 정상통화는 시진핑 주석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미국을 경계하겠다는 의도가 명확했다는 게 정치권의 지적이다. 중국이 우리와 통화한 내용을 외부에 적극 알리며, 미국에 한·중 우호 관계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나 청와대 역시 이런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시진핑과 먼저 통화한 것에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 뒤 시진핑 주석과 통화하는 것으로 조율할 필요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에서도 물론 이 부분에 대한 검토가 이뤄졌지만, 통화를 하는 쪽으로 최종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집권5년차인 문재인정부가 남북관계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시진핑 주석의 통화요청을 좋은 계기로 봤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등 당분간 자국 문제 해결에 힘써야하기 때문에 북한 문제는 후순위에 놓일 공산이 크다. 실제 미국에서도 바이든이 북미 문제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시한이 올해 1년밖에 남지 않은 탓에 서두를 수밖에 없는데, 결국 북한과 가까운 중국에 기댈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얘기다. 청와대는 한·중 정상통화에서 시진핑 주석이 "비핵화의 실현은 공동의 이익에 부합한다. 중국은 문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며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는 걸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보다 시진핑 주석과 먼저 통화한 배경을 두고 많은 얘기가 나오는데, 내년이 한·중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라서 시진핑 주석과 통화는 바이든 정부 출범 이전부터 추진했다"며 "(시 주석과) 신년 인사 차원에서 통화가 된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과 있을 통화는 성격이 다르다. 대통령 취임 축하 통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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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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