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단은 애물단지에 만성 적자일까

이상철 2021. 1. 28. 16:4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신세계그룹이 지난 26일 SK그룹의 SK와이번스 야구단 인수를 공식 발표 후 많이 거론된 표현은 ‘적자 구조’와 ‘자생력’이었다. 만성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공중분해되는 프로야구단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진짜 국내 프로야구단은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결론은 반드시 그렇진 않다는 것이다.

야구는 국내 최대 인기 프로스포츠지만 ‘돈 먹는 하마’로 불렸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순이익이 떨어지는 산업이라는 의미다.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기업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지출 대비 실질적인 수입이 많지 않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타격이 더욱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강화에 따라 32만8317명의 관중만 입장했다. 자연스럽게 입장, 식음, 상품 등의 수입이 대폭 감소했다.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영업은 힘들었다. 현장에선 ‘곡소리’를 냈다.
프로야구단은 ‘돈 먹는 하마’로 불린다. 그렇다고 만년 적자 구조는 아니다. 사진=MK스포츠 DB

키움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모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한, 모기업이 야구단을 바라보는 시각도 과거와 분명 달라졌다. 새로운 수입 활로를 찾으면서 글로벌 경제에 더 신경을 쓴다. 지난해 KBO리그의 해외 중계가 늘었으나 야구는 기본적으로 내수 경제와 연관된 종목이다. A야구인은 “요즘 한국인 중에서 대기업의 상호를 모르는 이가 어디 있나”라고 반문했다.

SK그룹이 돌연 야구단을 매각하자, 야구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단, 재계의 시각은 야구계와 분명 다르다. 기업이 더는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지 않는다. ‘효율적인’ 다이어트를 추진한다. 증권가의 한 유명 애널리스트는 ‘잘하는 데에 집중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선택이 옳았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이번 두 그룹의 인수 건을 두고 야구계의 위기의식은 팽배하다. 모기업은 필요성이 떨어진다고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야구단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 비슷한 사례가 나올까 속앓이를 하는 구단도 있다.

B구단 관계자는 “솔직히 힘들지 않을 구단이 없을 거다. 커지는 지출만큼 수입을 늘려야 한다. 어디 땅을 판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지 않나. 영업을 확대해야 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 (수입 증대에) 제약도 많은 편이다. 모기업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야구단은 1년에 보통 300억 원 이상의 돈을 쓴다. 입장, 광고, 중계권료만으로는 지출 이상의 수입을 얻기 힘든 구조다. 모기업은 매년 150~200억 원가량을 지원한다.

다만 야구단이 모기업의 골칫덩어리인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신세계그룹처럼 야구단 운영에 흥미를 보이는 기업이 없지 않다. 야구단이 비즈니스로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요소는 분명 있다. 무형의 이익을 간과할 수 없다. 지난해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하며 ‘집행검 세리머니’를 펼친 NC다이노스는 엄청난 홍보 효과를 누렸다. ‘택진이 형’ 김택진 구단주도 그 수혜를 입었다.

또한, 모든 야구단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건 사실이 아니다. 한 예로 두산베어스는 2019년 9억9426만7150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1억7111만3908원)보다 순이익이 증가했다. 다른 구단도 흑자로 전환된 적이 있다.

관계사 매출은 곧 광고다. 지원금, 기여금 명목이나 그만큼 광고비로 수입을 얻을 수도 있다. 야구단은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시국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도 있지만 광고 단가를 낮춰 스폰서를 최대한 많이 유치하고 있다.

모기업이 없는 키움히어로즈는 2019년 421억9980만1123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약 50억 원이 늘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광고 수입이다. 특히 네이밍스폰서를 통해 안정적인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다른 9개 구단에 역으로 적용하면, 모기업은 오랫동안 무형의 홍보 효과를 얻은 편이다.

다만 발로 뛰고 허리띠를 졸라매도 한계가 있다. 자생력을 높이려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그러나 야구단의 신사업이 말처럼 쉽게 진행되고 성공하기도 어렵다. 제한된 환경이다. 현실적으로 수입을 증대할 수 있는 부분부터 손을 봐야 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오래 전부터 KBO리그의 ‘산업화’에 집중하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