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인상' 전문가들 "공론화할 만..근데 이 시기에?" [스경X초점]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2021. 1. 2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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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BS 이사회가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조정안을 27일 상정했다.사진 권호욱 선임기자


공영방송 KBS 수신료, 이번엔 올릴까?

KBS 이사회가 27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경영진이 제출한 수신료 조정안을 상정했다. 기존 월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수신료를 인상하는 내용이다. 최종 인상 금액은 앞으로 공청회와 여론조사, 공적 책무 강화 방안 제시 등 절차를 거쳐 이사회 심의 후 결정된다.

KBS의 수신료 인상은 오랜 숙원이었다. 현재 수신료는 컬러TV 방송을 계기로 1981년에 정해진 뒤 41년째 동결됐으며 지난 2007, 2011, 2014년에도 조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승인을 받지 못하고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스포츠경향은 방송 전문가 집단에게 ‘KBS 수신료 인상’에 관한 의견을 취합해보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수신료 인상에 일부 동의하면서도 코로나19 국면이라는 시기적 문제에는 부정적 시선을 던졌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를 편파적으로 보도한 KBS에 비판이 일며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앞에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신료 거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사진 경향신문DB


한동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주재원 교수는 “한 나라 미디어 산업 수준의 바로미터가 되는 공영방송은 반드시 필요하다. 나아가 수신료 인상도 현실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라면서도 “코로나 국면에서 모두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적절한가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주 교수는 KBS가 보여준 정치적 편향성도 거론했다. 그는 “KBS는 보수와 진보 정권을 떠나 중립적 보도로 국민에게 충분한 신뢰를 줬는지 되돌아보자”며 “영국 BBC는 KBS에 비해 10배 가까운 수신료를 받고 있으나 확고한 정치적 중립성으로 국민의 70% 이상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순천향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심미선 교수는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며 이에 정치권의 논리가 적용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심교수는 “글로벌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 미디어 시장을 보호할 필요가 있으며 더이상 정치적 논리로 수신료 인상이 지연되지 않아야 한다. 넷플릭스, 디즈니 채널, 애플TV 등 거대 OTT 사이트가 국내 유료 방송 시장의 독점을 막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내 방송 경쟁력 확보를 강조했다.

경희대 응용예술학과 박선민 겸임교수는 “40년째 고정된 수신료 인상은 분명 공론화의 가치가 있다”면서도 시기적 문제와 당위성에는 의문을 표했다. 박 교수는 “코로나 상황에서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졌음에도 수신료 인상을 거론한 시점과 KBS의 공적 기능을 강화한다는 명분과 달리 지상파 중간광고를 주장하는 불분명한 노선을 보여주고 있는 점”을 들어 수신료 인상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전했다.

대중문화평론가이자 동서대 장은진 외래 교수는 “KBS의 적자를 국민 주머니 속 재원으로 메우겠다는 접근이라면 반대한다. 먼저 공영방송으로써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국민의 신뢰를 얻은 다음 수신료 인상을 꺼내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젊은층은 이미 TV를 져버리고 OTT나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로 대거 이동한 지 오래다. 80, 90년대와 달리 대중에게 주어진 미디어 선택권은 다양해졌다. 전문가들은 과거에도 수신료 거부 운동이 여러 차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제 2의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이유진 기자 88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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