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워라"..韓개미들, 11배 급등 게임스탑 주식 수백억어치 샀다
27일(현지시각) 게임스탑은 134.84% 오른 199.53 달러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까지만 해도 17.25달러였던 주가는 1056.69% 폭등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일 게입스탑을 사들인 미국 개미들을 응원하면서 사태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예탁원이 지난 한 주 간(20일~27일) 외화 주식 결제금액을 집계한 결과 국내 투자자들은 게임스탑 주식을 지난 2441만 달러(269억원)을 매수했다. 액슨모빌, 월트디즈니 거래량을 뛰어넘으면서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같은 기간 매도 물량(2519만 달러)도 비슷한 규모다.
해외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국내 인베스팅닷컴에도 "늦기 전에 들어가도 될까요?"라는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면서 서학개미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해외 주식의 경우 테슬라, 애플 등 대형 기술주 업체에 자금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 내에서 단기 폭등한 주가에 일부 관심이 옮겨갔다고 볼 수 있다"며 "특히 이런 경우(공매도 집중) 단기적 시세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매수·매도 주문량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스탑이 뉴욕증시의 벼락스타로 떠오른 데는 공매도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매도 세력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가상으로 빌려와 매도한 후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주식을 재매입해 상환해 차익을 챙기는 식이다. 그러나 지난 11일 행동주의 투자자이자 '반려동물계의 아마존' 추이 공동 창업자인 리언 코언이 게임스탑 이사진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주가는 꿈틀거렸다.
이를 본 미국 개인 투자자들은 '로빈후드(미국 주식 중개 수수료 무료 앱)'를 통해 게입스탑의 주식을 집중 매수하기 시작했고, 공매도 세력(헤지펀드)은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환매수(숏커버링)에 나선 것이 사건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미국 개미들이 결집해 매수세를 강화하며면서 오히려 주가 상승세가 빨라지게 된 셈이다.
실제 공매도로 인해 큰 손실을 본 헤지펀드사들도 나타났했다. 멜빈 캐피털은 게임스탑에 대규모 공매도를 진행했으나, 예상 밖 급등세가 지속되면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주가 급등으로 지난주까지 자본(125억달러)의 15%에 달하는 손실을 낸 멜린 캐피탈은 총 자산(125억달러)의 30%까지 손실폭이 커진 상황이다.
멜빈 캐피털은 긴급하게 시타델과 포인트72에서 총 27억5000만달러(3조300억원)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이외에도 시트론은 지난 22일 결국 백기를 들고 공매도 물량을 포기했다. 블룸버그 추산 공매도 세력의 손실액은 60억 달러(6조6270억원)에 달한다.
월가의 큰 손들마저 미국 개미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공매도 전쟁에 기름을 부었다.
벤처캐피털업체 소셜캐피털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 최고경영자(CEO)는 전일 자신의 트위터에 "다음달 19일 만기인 행사가격 115달러 게임스톱 콜옵션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공매도를 혐오하는 일론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게임스통크!!'(Gamestonk!!)라는 글을 올리면서 개미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매도 세력들의 방어전도 만만치 않다. 이날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게임스톱 전체 유통물량 대비 공매도 주식 비중은 144%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오히려 더 늘어난 수치다. 주가는 치솟았지만 손실 규모를 더이상 늘릴 수 없는 헤지펀드들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게입스탑의 기업 펀더멘탈에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984년 설립된 게임스탑은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14개국에 5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지만 지난 2년간 약 800개 가량의 매장을 폐쇄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타격을 받았다. 또 지난해 말 실적발표에서 오는 3월까지 1000개 이상의 매장을 폐쇄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영업 실적이 어둡다.
[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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