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베이조스, 세계 1·2위 부자들의 '우주 부동산' 싸움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두 부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최근 날선 공방을 벌였다.
머스크가 소유한 민간 우주업체 스페이스X와 아마존의 위성 인터넷 기술 경쟁이 신경전으로 번졌다고 CNBC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두 기업이 지구 저궤도에 쏘아올리려는 위성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우주 부동산’ 문제 때문이다.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에서 “잘해봐야 몇 년 뒤에나 쓸 수 있는 아마존 위성 시스템을 위해 스타링크를 방해하는 건 대중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소형 통신위성 1만 2000개를 쏘아 올려 지구상 모든 곳에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겠다는 스페이스X의 프로젝트 이름이다.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전 세계 30억 명의 신규 서비스 수요를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1000개 이상의 스타링크 위성이 궤도에 진입했고, 작년 10월 북미 지역에서 베타(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싸움은 스페이스X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스타링크 위성 궤도 중 일부를 계획보다 더 낮은 고도로 낮출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 아마존이 반기를 들면서부터 시작됐다.
아마존이 스타링크의 궤도 수정을 반대하는 이유는 자사의 위성 인터넷 프로젝트 ‘카이퍼’의 위성과 충돌하거나 간섭이 일어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FCC에 위성 간섭에 대한 검토가 이뤄질 때까지 스페이스X의 위성을 최소 고도 580km로 제한해달라고 요청했다.
아마존은 스페이스X처럼 지구 저궤도에 3236개의 인터넷 위성을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카이퍼를 2018년부터 추진해왔다. 작년 7월 FCC로부터 사업 승인을 받고 지난달 핵심 하드웨어인 고객 터미널용 안테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위성 제작이나 발사는 못한 상태다.
스페이스X의 데이비드 골드만 디렉터는 지난주 FCC와의 미팅에서 “아마존은 스페이스X에 반대하기 위한 회의만 30번을 가졌고, 자사 프로그램을 위한 회의는 한 번도 안 했다”며 “기술 대기업이 경쟁자 죽이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와 골드만 등 스페이스X 측의 공격에 아마존은 CNBC를 통해 “초기 단계부터 경쟁이 약화되는 것은 스페이스X에는 이익이겠지만 대중의 이익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아마존은 “우리는 스타링크와의 간섭을 피하는 방식으로 카이퍼 시스템을 개발해왔는데, 스페이스X는 이제 와서 궤도 수정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우주에서 위성 간 충돌 위험을 높일뿐 아니라 지구상 인터넷 사용자들의 무선 간섭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와 베이조스의 설전은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2월 머스크가 로켓 ‘팰컨9’ 을 발사한 후 추진 로켓 회수에 성공하자 베이조스는 “클럽에 온 걸 환영한다”고 트윗을 올렸다. 자신이 창업한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을 통해 한발 먼저 ‘뉴셰퍼드’ 추진 로켓 회수에 성공한 것을 은근히 자랑한 것이다.
2019년 아마존 카이퍼 사업 계획이 알려진 뒤, 머스크가 트위터에 베이조스를 태그하고 ‘카피캣(모방범)’이라고 지적한 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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