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 IPO 계획 발표 후 주가 '시들'..왜?

한경우 2021. 1. 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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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유조선. [사진 제공 =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이 핵심 조선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연내 기업공개(IPO) 계획을 발표한 뒤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1조원으로 계획된 지분율 20%에 해당하는 신주 가격이 매력적이지 않은 데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가 모두 상장하면서 발생하는 모멘텀 분산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1시 47분 현재 한국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3300원(3.22%) 하락한 9만9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5일 종가와 비교하면 8.99% 내린 수준이다.

이 기간 코스피도 조정을 받았지만, 지난 26일 오후 2시께 발표한 현대중공업의 IPO 계획에 투자자들이 호응하지 않은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 1등 종목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일에는 현대중공업이 포스코인터내셔널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는 호재를 전했는데도 3.30%가 빠졌다.

지난 25일 종가와 비교해 이날 오후 1시 47분 현재까지 삼성중공업은 2.90%가, 대우조선해양은 8.21%가 각각 하락해 한국조선해양보다는 덜 빠졌다.

우선 현대중공업의 기업 가치가 현재 시장 가치와 비교해 비싸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IPO를 통해 1조원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는 100% 지분 기준 5조원에 해당한다"며 "한국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이 7조5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다소 높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실적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국조선해양의 연결 매출액에서 현대중공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54.8%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만 정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선박용엔진 등 핵심기자재를 내재화하고 있고, 향후 친환경 선박 및 신사업 등에서 그룹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설명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현대중공업의 상장 뒤 한국조선해양의 성격이 지주회사로 바뀐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의 가치 평가에서 기존에는 비상장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에 대해 따로 할인을 적용하지 않았다. 시장이 해당 자회사들을 한국조선해양의 본사로 해석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현대중공업의 상장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들이 일종의 자산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의미해 사업별평가가치합산(SOTP) 관점에서는 해당 자산들에 할인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계열사가 대부분 상장돼 모멘텀이 분산될 수 있는 점도 부담이다. 정동익 연구원은 "(현대중공업까지 상장하면) 최상위 지배회사인 현대중공업지주,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 사업 자회사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까지 모두 상장사가 된다"며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보다 명확한 투자 포인트나 모멘텀, 낮은 밸류에이션의 종목으로 압축하려는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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