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국 무시' 노골화?.. '위안부' 판결 뒤 '한국 협력' 언급 꺼리는 듯

김소연 입력 2021. 1. 28. 13:56 수정 2021. 1. 2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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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이 나온 뒤 일본 정부의 '한국 무시'가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일 정상이 통화를 하면서 한국에 대해 논의했지만 일본 정부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식 회담 뒤 자료는 각 해당 국가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을 넣기 마련인데,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협력'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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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정상 첫 전화회담 뒤 "한국 설명 삼가겠다"
하루 전 미일 외교장관 회담 자료서도 '한미일 3자 협력' 빠져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도쿄/AFP 연합뉴스

한국 법원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판결이 나온 뒤 일본 정부의 ‘한국 무시’가 노골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례적으로 해왔던 한국대사 이임 접견을 거부한데 이어 공식적인 외교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과의 협력’을 언급하는 것조차 꺼려했다.

<교도통신>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8일 새벽 첫 전화회담에서 한국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나 일본 정부 관계자가 “상세한 내용 설명은 삼가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미일 정상이 통화를 하면서 한국에 대해 논의했지만 일본 정부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미일 동맹 강화, 북한의 비핵화 등 관련 내용을 기자단에게 상세히 설명했는데, ‘한국’이란 단어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하루 전인 지난 27일 오전 진행된 미일 외교장관 첫 전화회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일본 외무성은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전화회담을 한 뒤 내용을 정리한 자료를 발표했다. 여기엔 미 국무부 자료에 들어 있는 ‘한미일 3자 협력의 중요성’이 빠졌다. 일본 외무성 자료에선 “두 장관이 중국, 북한, 한국 등의 지역정세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는 부분에서 ‘한국’이 딱 한번 나온다. 한국이 협력의 대상이라기보다 지역정세를 논의할 때 거론된 수준으로 언급됐다. 공식 회담 뒤 자료는 각 해당 국가가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을 넣기 마련인데, 일본 정부가 ‘한국과의 협력’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한일 관계 상황에 따라 총리 연설, 외교청서 등에서 한국에 대한 표현을 바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대한 표현을 보면 일본이 판단하는 한일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8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국회 연설에서는 “한국은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표현했는데, 최근 한국 법원의 ‘위안부’ 피해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반발을 의식한 듯 ‘매우’를 뺀 것으로 해석됐다.

일본은 한국과 관계에 따라 ‘기본적인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가장 중요한 이웃나라’, ‘매우 중요한 이웃나라’, ‘중요한 이웃나라’ 등으로 표현해왔다. 최악의 한일 관계 상황에선 아예 언급을 하지 않고 넘어가는 방식을 택한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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