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로 중부해경청장..조직에서도 인정하는 '해경 전문가'

정진욱 기자 2021. 1. 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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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서해·동해 해경 수장 역임은 김병로 청장이 유일
"미래 해양환경과 치안수요에 선제적 대비"
김병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이 28일 인천시 연수구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1.1.2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인천=뉴스1) 정진욱 기자 = 해양경찰 대원들에게 '해경 전문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1순위로 거론되는 인물이 있다. 김병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이다.

1998년 경찰간부후보생으로 입문한 김 청장은 경비과장, 속초해경서장, 국제협력담당관, 동해·서해지방해경청장, 해양경찰청 차장을 거쳐 올해 1월 1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으로 취임했다.

역대 청장 중 중부·서해·동해 지역 청장직을 맡은 청장은 김 청장이 유일하다. 해경 대원들이 김 청장을 '해경 전문가'라고 손꼽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 청장은 동해청장 당시 '위·출·판 운동'을 벌여 해경 사고발생 대응 능력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위·출·판 운동'의 핵심은 사고 접수 시 우선적으로 위치를 신속히 확인하고 동시에 구조세력을 즉시 출동시켜, 이동 중 추가정보를 확인한 뒤 세부적으로 대응‧판단을 하자는 것이다.

김 청장은 중부청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중부청은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해역에 있고, 북한과 중국과 밀접해 있어 굉장히 중요한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중부청이 담당하는 관할면적은 경기도의 3.6배이다. 경비함정 1척이 담당해야 하는 면적은 서울의 4.7배로 타 지방청에 비해 해상치안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이다.

중부해경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중부청 관내 평균 상황 처리 건수는 6700여건에 이른다. 하루 18건 이상 해상에서 각종 사건사고 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루 18건이 작다고 볼 수 있지만, 단 한번의 해양 사고가 대형사고로 직결되는 만큼 중부청 대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김 정창은 "중부청 관할 지역은 지리적 여건상 서해 NLL과 서해5도, 한·중 어업관련 중첩 수역을 포함하고 있어 타 지방청 보다 외교·안보적 예방활동에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부담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순신 장군이 진도 울돌목에 있는 천험의 수로에 의지해 적선 200여척을 맞았던 상황에서 말씀한 '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 한 명의 병사가 길목을 잘 지키면 천명의 적을 대항할 수 있다)'를 마음에 새기고, 책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신축년(辛丑年) 중부해경청장에 임명됐다. 소감을 말해달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은 수도권과 가장 가까운 해역에 위치해 있다. 또 북쪽에는 북한, 서쪽으로는 중국이 있어 굉장히 중요한 기관이다.

중요한 지역인 만큼 치안과 안전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이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새해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적선 200여척을 맞았던 상황에서 말씀한 '일부당경 족구천부(一夫當逕 足懼千夫, 한 명의 병사가 길목을 잘 지키면 천명의 적을 대항할 수 있다)'를 마음에 새기고 책임을 다해 근무할 것이다.

-2020년 낚시어선 사고가 많았다. 연안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이 있나.

▶ 지난해는 안보관련 상황부터 해양사고까지 관내 사건과 사고가 많았던 한 해였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갑갑한 실내를 벗어나 야외로 나가는 활동객들이 증가해 관내 낚시어선 이용객 수요는 130만여명으로 폭증했다. 결국 안전사고도 지난해 보다 19건이 늘어나 93건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안타까웠던 사고는 지난해 10월 말 출항하던 낚시어선이 원산안면대교 교각을 충돌해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보령 낚시어선 사고 이다.

모든 사고가 그렇듯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충분히 발생하지 않을 수 있는 사고였는데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해경은 동일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교각이 눈에 잘 보이도록 높은 등화와 안전표지판 그리고 충돌 예방부이 설치 등 시설적인 부분을 지자체 및 기관과 협의했고, 경비함정을 선박들이 주로 출·입항하는 시간과 주요 항포구 인근으로 배치해 안전 사고 예방에 주력할 예정이다.

-중부해경청은 불법조업 중국어선에 대한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는 곳이다. 코로나19 감염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는데 단속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해 중국어선 불법 침범사례는 3배나 증가했고, 더 대범화 됐다. 코로나19로 나포작전이 어렵다는 것을 중국어선이 알았기 때문이다.

해경은 대형함정 증가 배치와 소화포 등 가용장비를 이용해 퇴거에 노력했지만, 퇴거만으로 불법조업을 단속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중부청은 검문검색 방역절차 기준을 마련해 기동전단을 운영하는 등 코로나19 상황에도 7척을 나포했다.

아울러 육상에서는 대원 보호와 코로나19 확산예방을 위해 클린조사실을 설치해 중국선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올해도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나 방역지침을 준수한 상황에서 적극적인 단속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중부해경청 해상 치안 중점을 말해달라.

▶서해NLL・불법중국어선・해상밀입국 등 관련 현안사항이 산재해 있다.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으나, 국민의 안전과 주권에 직결된 구조안전과 불법중국어선 단속에 보다 중점을 둘 것이다.

또 기존 관행적인 해상경비에서 벗어나 해양광역감시망(MDA) 및 무인감시 등 신 기술을 활용한 경비체계로 전환해 미래 해양환경과 치안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 할 것이다.

아울러 불법중국어선 단속에 특화된 현장 장비개발과 저항 유형별 대응방안도 적극 발굴해 점차 지능화 되어가고 있는 불법중국어선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김병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장이 28일 인천시 연수구 중부지방해양경찰청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2021.1.28/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중부해경청에는 6개의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있다. VTS는 임무와 장기계획은 무엇인가.

▶해상교통관제센터(VTS)는 선박이 안전하게 입출항 하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곳이다. 하늘은 공항 관제탑이 바다는 해상교통관제센터(VTS)가 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선박이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을때 가장 가까이에서 도움을 주는 안내자라고 보면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1993년 1월 포항항에 VTS가 최초로 도입된 후 전국 20개소에서 VTS가 운영되고 있다. 중부청에는 항만VTS 4곳과 연안VTS 2곳이 24시간 항만 입출항과 주요항로의 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장기계획으로는 사고 위험해역의 관제구역 확대 및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안전예보시스템 개발, 빅데이터 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바다 환경에도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해경의 역할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해경은 방제업무를 뛰어 넘어 환경문제에도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다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것은 서해청장 재직시 크게 느꼈다. 양식장 휴경 문제, 폐그물 관리 등 해양수산부와 함께 관리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해 여름 '한손에는 쓰레기를, 가슴에는 추억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해양 쓰레기 줍기 캠페인을 벌여 많은 국민들이 참여했다.

제복을 입는 조직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해양경찰은 바다환경을 지키는 중요한 임무를 추가해 미래를 위한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양경찰에서 근무하면서 우선 순위가 있다. 첫째는 국가와 국민, 둘째는 조직, 셋째는 부서와 개인이다. 이것이 무너지면 나라가 망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결국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고민거리는 어떻게 하면 해양경찰을 더 좋고 훌륭한 조직을 만들수 있을까이다. 해경의 자녀들이 엄마·아빠의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어봤을때 경찰공무원이 아니라 '해양경찰관'이라고 떳떳하게 말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조직이다.

우리에게는 세월호의 주홍글씨가 있다. 우리가 진심을 다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다면 국민들은 우리를 인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양경찰은 항상 깨끗하고 누구나 근무하고 싶은 조직이 돼야 한다. 청장 한사람이 노력해서 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해경 대원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위국헌신의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국민에게 인정받는 조직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gut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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