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포에도 '운명의날 시계'가 멈춰선 이유는?

곽노필 2021. 1. 2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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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에 대한 경고를 담은 `운명의 날' 시계 바늘이 지난해와 똑같이 `자정 100초 전'을 그대로 유지했다.

미국의 핵과학자단체 '핵과학자회보'(BAS=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27일(현지시각) `운명의 날 시계' 바늘을 지난해의 '23시 58분 20초'에서 그대로 멈춰세웠다고 발표했다. 시계 바늘이 앞으로 더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자정 100초전은 이 단체가 `운명의 날' 시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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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미 핵과학자들, 2020년과 같은 '자정 100초 전\' 유지
"코로나19 매우 치명적이지만 인류 생존 위협 아냐"
미국 핵과학자단체 관계자들이 27일 2021년판 운명의날 시계를 공개하고 있다. BAS 제공

지구 종말에 대한 경고를 담은 `운명의 날' 시계 바늘이 지난해와 똑같이 `자정 100초 전'을 그대로 유지했다. 자정은 지구 종말의 시점을 뜻한다.

미국의 핵과학자단체 ‘핵과학자회보’(BAS=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27일(현지시각) `운명의 날 시계' 바늘을 지난해의 ‘23시 58분 20초’에서 그대로 멈춰세웠다고 발표했다. 시계 바늘이 앞으로 더 나아가지는 않았지만, 자정 100초전은 이 단체가 `운명의 날' 시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1947년 이후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간 시간이다. 이는 지난 74년의 시계 역사에서 지구 종말에 가장 가까운 위험 상태가 2년째 유지되고 있다는 걸 뜻한다.

이 단체는 코로나19 발생과 함께 핵과 기후변화, 가짜 정보 위험 등 부정적 요소가 증가했지만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퇴장과 함께 세계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과 과학에 기반한 새로운 정치가 시작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2020년에만 170만명이 사망하고 7천만명 이상이 고통을 겪었다”며 “이 진정한 위기에 각국 정부는 책임을 포기하고 과학적 조언을 무시하고 효과적으로 협력하거나 소통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시민의 건강과 복지를 지켜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그러면서도 “코로나19는 매우 치명적이지만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는 이 질병이 결국 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어 “그럼에도 코로나19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가 현재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있는 핵무기와 기후변화, 또는 가까운 미래에 문명을 위협할 수 있는 또다른 대유행병이나 미래 전쟁을 관리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라며 코로나19가 ‘역사의 모닝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핵과학자회보는 특히 가짜 정보와 같은 정보 생태계의 부패가 핵무기와 기후변화의 위협을 더 키우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에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월20일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위키피디아

핵·기후변화·가짜정보 위협 커져…협력·과학 기반 정치 등장에 희망

이 단체는 이런 점을 종합해 보면 시계를 자정에 더 가깝게 이동시키는 것이 마땅할 수 있으나, 우울한 가운데서도 기후 변화 대응과 국제 협력, 과학 기반 정책을 지원하는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세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더 나은 발판이 마련되는 등 긍정적 움직임이 있음을 고려해 운명의날 시계를 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핵과학자회보는 2차대전 당시 독일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에게 알려 미국의 핵무기 개발에 촉매 역할을 했던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최초의 핵무기 개발 계획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관여했던 시카고대 과학자들이 1945년에 설립한 단체다. 이들은 설립 2년 후인 1947년부터 운명의날 시계를 해마다 발표하고 있다.

운명의날 시계는 오늘날에는 핵무기뿐 아니라 기후변화를 비롯한 다른 영역의 파괴적인 기술이 일으키는 재앙의 위험을 드러내주는 하나의 지표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노벨상 수상자 13명이 운명의날 시계 설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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