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으로 보는 세대교체..두산, '약한 불펜' 꼬리표 떼나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2021. 1. 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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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두산 최원준.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이 지난해 활약한 젊은 투수들의 연봉을 대폭 인상하면서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들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달고 다녔던 두산이 마운드 세대교체를 통해 이런 오명을 벗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이 지난 27일 발표한 2021년 연봉 계약 현황을 보면 지난해 부상·부진 탓에 팀 기여도가 낮았던 30대 투수들의 연봉이 일제히 삭감됐다.

지난해 42.1이닝을 던졌던 이현승은 연봉이 4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82.5% 하락했고, 김강률은 1억5000만원에서 26.7% 인하된 1억1000만원에 사인했다. 윤명준도 2억1000만원에서 1억5600만원으로 25.7% 삭감되면서 연봉 앞자리가 바뀌었다.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선발 장원준 역시 3억원에서 73.3% 인하된 8000만원에 도장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

반면 선배 투수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등장한 후배 투수들은 크게 인상된 연봉을 받고 활짝 웃었다.

대체 선발로 뛰며 10승을 올린 최원준은 59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171.2% 인상됐다. 트레이드로 이적한 홍건희와 이승진은 각각 1억1000만원, 1억원에 사인하며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면서 가능성을 보여준 김민규도 지난해(2900만원)보다 2배 가까이 오른 5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신진급 투수들이 일제히 약진한 것은 지난해 두산 중고참 투수들 중에 그만큼 확실한 카드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젊은 투수들은 선배들이 주춤한 틈을 타 자신의 기량을 펼쳐 보이면서 팀 내 입지를 넓혔다. 그 덕분에 두산은 마운드 세대교체를 위한 첫발을 자연스럽게 내디뎠다.

그간 선발 전력에 비해 불펜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두산이 투수 세대교체를 통해 불펜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을지도 2021 시즌의 관전 포인트다.

젊은 투수들은 1군에서 던질 기회를 어렵게 잡은 만큼 붙박이 주전이 되고 싶다는 열망이 크다. 이들이 이번 스프링 캠프에서 독하게 훈련해 한 단계 성장한다면 두산은 경기 후반을 좀 더 편안하게 풀어갈 수 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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