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작년보다 '완전한' 시즌..KBO "일상된 코로나, 다시 경계합시다" [KBO 새 시즌 어떻게 버티나 ③]

[스포츠경향]

지난해 11월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NC 선수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그라운드에서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다. 고척 | 이석우 기자

2020년, 코로나19로 몸살을 앓은 대한민국 스포츠는 프로야구에 시선을 집중했다. 2월 대대적으로 발발한 코로나19에 사상 초유의 시범경기 취소와 개막 연기 사태를 겪은 와중에도 KBO리그는 예정했던 144경기를 결국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 10개 구단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자 발빠르게 관련 매뉴얼을 작성하고 시즌 내내 보완해나갔다. 구단과 선수단, 관중, 언론에 각각 적용되는 매뉴얼을 별도로 만들어 철저하게 지키도록 독려했고 정부 지침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여 ‘K-방역’의 중심에 섰다.

2021년에도 상황은 그대로다. KBO는 악재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시즌을 치른 지난해 경험을 통해 올해는 그야말로 정상 시즌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O리그는 지난해 144경기를 다 치렀지만 어쩔 수 없이 올스타전을 생략했다. 예년보다 약 한 달 늦어져 11월에야 시작된 포스트시즌도 준플레이오프는 3전2선승제로 축소해 치렀다. 올해는 올스타전도 개최하고 준플레이오프도 다시 5전3선승제로 정상적으로 치를 계획이다. 144경기 체제를 해치지 않기 위해 시행했던 더블헤더나 특별 서스펜디드 게임도 지난해와 유사하게 진행하되 선수들에게 체력적인 무리가 가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시즌 전까지 구단들과 논의해 보완할 계획이다.

도쿄올림픽은 큰 변수다. 올해 역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KBO는 일단 올림픽이 열린다는 전제로 휴식기를 계획하고 있다. 올림픽이 취소되면 그 뒤 일정을 당겨 좀 더 여유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대표팀 구성도 2월 이후부터 서서히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렇게 정상 운영을 위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KBO리그가 ‘코로나19 청정지역’이 돼야 한다. 지난해에는 2군 선수 2명이 확진 받았으나 더이상 퍼지지 않아 1군 리그는 지장없이 치를 수 있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각자의 경계심이 풀어진 경향을 KBO는 가장 경계하고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코로나19가 일상이 돼 조금은 느슨해진 상황이다. 아무리 조심하더라도 100% 완벽할 수 없어 개인들이 위기의식을 많이 가져야 한다”며 “개막 전은 물론 시즌 초반까지도 구성원들의 경각심을 다시 일깨우는 것을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코로나19 자가진단 체크앱이다. KBO는 소속 선수들이 매일 자가진단 뒤 입력할 수 있도록 휴대폰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선수들이 매일 정오까지 발열 등 의심증상 여부, 접촉 의심 사례 등을 스스로 체크해 앱에 입력하면 KBO가 확인할 수 있다. 이상 있다고 보고되면 바로 KBO의 코로나19 태스크포스팀에서 운영하는 관리센터가 직접 해당 구단과 선수와 접촉해 관리에 들어가는 구조다. 선수들의 자발적 참여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지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참여율이 낮아졌던 점을 고려해 KBO는 보완책을 고민하고 있다. 류대환 사무총장은 “의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경고하는 방법, 앱 체크를 하지 않은 선수가 확진을 받을 경우에는 제재를 가하는 방법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성공적인 마무리 속에서도 NC 외국인선수 애런 알테어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옥에 티를 남겼다. 경기에 몰입하다보면 ‘깜빡’ 잊고 침을 뱉는 등 금지 행위를 하는 선수도 종종 나왔다. 올해 KBO는 이런 위험성 역시 최대한 줄이고자 경기 뒤 모니터링을 통한 사후 조치가 아닌 경기 중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지난해와 같은 그라운드 내 행동지침을 적용하되 최대한 심판과 경기운영위원들이 경기 전 과 경기 중 적극 관리하게 한다.

KBO는 이미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2021년의 첫 매뉴얼을 발표했다. 선수단과 구단·현장 관계자까지 모두가 코로나19 검사를 미리 받고 캠프에 입성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두 달 이상 개인 생활을 하다 다시 모이는 KBO리그가 스프링캠프를 무사히 치르는 것은 4월3일 개막을 예정한 올시즌 성공의 기준점이 된다.

류대환 총장은 “지난해 1군 관련자 중 확진자는 없었지만 의심 증세로 검사 받는 사례가 일주일에 2건씩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그 중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있었다면 144경기를 치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최대한 지속적으로 구성원들의 경각심을 깨우고, 동시에 비상시 대안도 준비하면서 올해는 지난해 경험한 야외 스포츠의 안정성을 강조하며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준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