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공매도 금지' 靑청원 20만 넘겨..동학개미 'IMF' 이길까

양희동 2021. 1. 28.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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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금융당국·업계 모두 영구 금지 '부정적'
IMF "공매도 전면적 금지 굉장히 큰 비용 수반"
전문가 "개미들 못 느껴도 공매도 순기능있다"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공매도 영구 금지’ 청와대 국민청원이 마감 시한을 사흘 남긴 28일 답변 기준인 20만명 동의를 넘겼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3200선, 코스닥지수가 1000선을 넘기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당초 금융당국은 오는 3월 15일로 끝나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추가 연장하지 않고 공매도를 재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과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 3월 공매도 재개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며 재검토가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는 공매도 금지 장기화에 우려를 나타내며, 한국이 코로나19 이후 안정화가 진행되고 있어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료=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갈무리)
동학개미 “공매도 영구 금지”…IMF “韓 공매도 재개 가능”

이날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합니다. 지금 증시를 봐주세요. 공매도가 없다고 증시에 문제가 있나요?’란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난달 31일 청원을 시작해 29일만에 20만명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인은 “공매도가 없어도 주식시장이 돌아가는데 단 하나의 문제도 없다. 공매도를 부활시키려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 진위를 밝혀달라”라며 “국가가 할 일은 금융시장의 참여자들이 더 자유롭고 더 효율적으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개선 시켜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매도 영구 금지에 대해선 정치권과 금융당국, 업계 및 전문가 등이 모두 부정적인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공매도 금지는 불법(무차입)공매도 차단 등 제도 개선을 위한 한시적 조치라는 것이다.

행정부를 총괄하는 정세균 총리도 얼마 전 한 방송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공매도를 불허하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며 “우리나라도 글로벌 스탠더드를 존중할 수 밖에 없다”며 공매도 재개를 위한 추가적 제도 개선을 주문한 바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새해 연례협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했다.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미션단장(아시아태평양국 부국장)은 이날 화상으로 실시한 브리핑에서 “공매도에 대한 전면적인 금지를 통해 개인투자자에게 균등한 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은 굉장히 날카롭지 않은 도구로서 대응하는 것”이라며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봤을땐 굉장히 큰 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그는 이어 “공매도 자체는 주요 금융시장의 관행이고 리스크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채택돼 금융시장에서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지만 시장 변동성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도 명확하다”며 “한국 금융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안정화가 많이 진행되고 경제도 회복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공매도 재개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융위도 지난해 8월 공매도 금지 조치를 6개월 추가 연장하면서 “공매도 금지 연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한시적 조치이며, 이러한 점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 부정적 인식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문가 “개인투자자 못 느껴도 공매도 순기능 있어”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체감 여부와 별개로 공매도가 시장의 거품을 완화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강조한다. 또 개인투자자가 과거와 같이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에게 일방적으로 열세인 상황도 아니란 반론이 나온다. 실제 미국 뉴욕증시에선 게임스탑(Gamestop·GME)이 공매도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며, 지난 27일(현지시간) 무려 134.84%나 급등한 347.51달러에 장을 마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는 거품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일반투자자들은 체감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며 “가격 발견 기능이 공매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데 공매도가 없으면 가격이 서서히 떨어져서 즉시 반영이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장 화재 등 기업의 악재가 나왔을 때 공매도가 즉각 가격에 반영시키지만 공매도가 없으면 그 손실을 악재가 터진 이후에 주식을 산 주주가 떠안는 결과가 나온다”며 “공매도가 없어 악재가 터져도 가격을 서서히 반영하게 되면 투자자들은 그 가격을 믿을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거래소)

양희동 (easts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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