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한-미연합연습 계획대로 한다는 생각으로 준비 중"

박병수 2021. 1. 2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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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밝혀
"작전권 전환 FOC 일정엔 한-미간 일부 이견"
핵잠수함 건조 "재정·기술력 등 면밀 검토"
"미국의 중국 견제전략에 주한미군 무관"
서욱 국방부 장관이 27일 국방부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오는 3월로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이 다가오면서, 예외 없이 다시 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얼마 전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북남관계에서 근본적인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첨단 무기 반입 중단과 함께 한-미연합연습 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 우리 사회 내부에도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이번 한-미연합연습을 연기하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필요하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해 협의할 수 있다”고 말하자, 이를 두고 “한-미 간 결정할 일을 북한과 협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주무부서인 국방부는 어떤 생각일까? 서욱 국방부 장관은 27일 오후 국방부 청사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서 장관은 이 자리에서 한-미연합연습과 관련해 “군의 입장에서는 연합훈련을 시행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준비해 나가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시행하는 연합지휘소 훈련은 실병 기동훈련이 아니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하는 방어적이고 연례적인 연습”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선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부터 남북군사공동위를 구성하면 그 안에서 연합훈련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논의할 수 있게 돼 있다. 연습이나 군비증강에 관한 것은 상호주의 원칙 하에 협의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저 역시 남북대화가 진행될 수 있다면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북한이 최근 노동당대회 열병식에서 신형 무기를 공개하는 등 군사 능력을 증강하는 것과 관련해선 “우리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우세한 감시정찰능력, 타격, 요격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한-미 동맹의 능력과 우리 독자적인 능력을 통합해 억제하고 대응하는 능력과 태세를 갖추고 있고 부족한 부분은 보강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잠수함 추진 등에 대응해 우리도 핵잠수함을 추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재정이나 기술력 등 여러 요소를 살펴보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반면 경항모 계획에 대해선 “2030년대에 나올 전력이니까 지금 준비해야 한다. 미래 전장환경, 합동성 차원 등에서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경항모를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 장관은 전시작전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재임 기간 중 진전된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적 관심을 제고해서 한-미 간 협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등을 이유로 연기된 미래연합사의 완전작전능력(FOC) 검증평가에 대해선 “우리는 이른 시일에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미군은 조건을 갖춰서 하면 어떨까 하는 미세한 차이가 있다”며 일정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을 인정한 뒤 “그것 역시 한-미 간 협의를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주한미군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중국 견제에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5일 한미연구소 주최 화상대담에서 ‘미국 연방법전 10조에 근거해 주한미군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 준통합사령부로서 존재한다’며 자신은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중국 전략과 연계해 임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 장관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주한미군의 운용을 연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직접 연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개의 것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한-미 동맹의 기반에서 중국과 협력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 스탠스”라며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특별한 갈등 요소나 이견은 없고 미측도 그런 것을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 장관의 기자간담회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방부 출입기자단에서 선별된 소수의 기자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사전에 취합한 기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서 장관에게 질문했고, 간담회 뒤 내용을 기자들이 공유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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