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침부터 여당 '비공개 최고위' 열린 이유는?.."법관탄핵 논의"

박광연 기자 2021. 1. 28.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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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더불어민주당 이탄희(오른쪽 두번재 부터), 열린민주당 강민정, 기본소득당 용혜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사법농단 법관탄핵’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8일 ‘법관 탄핵’ 문제와 관련해 예정에 없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당내 다수 의원들이 요구하는 ‘사법농단’ 법관 탄핵과 관련한 쟁점과 대응 방향 등을 논의하는 차원이었다. 민생 입법에 사활을 걸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또 다시 사법 이슈에 휘말려들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난처한 기색이 읽힌다. 하지만 당 지도부 내에서는 이 같은 정치적 부담 뿐만 아니라 지지층에 매몰될 수 있는 ‘포퓰리즘 정치’를 우려하며 반대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를 열어 법관 탄핵 문제를 논의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에서 “쟁점과 법적 상황 등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의원들이 앞서 제출한 대안들이 무엇이 있었는지와 역대 관련 사례 등을 당 법률위원회로부터 보고 받았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당 관계자는 “법관 탄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분들과, 법관 탄핵에 신중해야 한다는 분들의 주장을 충분히 청취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비공개 최고위는 이날 오후 열리는 당 정책의원총회를 앞두고 진행됐다. 이날 정책의총에서는 2월 임시국회에서 법관 탄핵을 추진하는 문제를 두고 전날에 이어 의원들 간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전날 정책의총에서 판사 출신 이탄희 의원은 다음달 첫째주에 법관 탄핵소추를 표결해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사법농단 법관 탄핵과 관련해 여러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탄핵소추안 발의뿐 아니라 현재 탄핵 대상으로 거론되는 임성근·이동근 판사를 분리해 다루자는 의견, 탄핵보다는 추후 제도 개혁으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 등이다.

당 지도부 차원에서 이 문제의 처리 방안을 확정짓지는 않은 상태다. 그러나 법관 탄핵에 다소 부정적인 기류인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지지층에 매몰된 포퓰리즘 정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최근 핵심 지지층들은 당 지도부 의원들에게 법관 탄핵을 강하게 요구하는 ‘문자 폭탄’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난처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2월 임시국회에서 상생연대 3법 등 이른바 ‘방역·민생·경제’ 법안을 중점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법관 탄핵 문제가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법관 탄핵을 발의하면 결국 이 문제에 끌려다니는 형국이 될 것”이라며 “경제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정쟁으로 이어질 수 있어 난처하다”고 말했다.

전날 정책의총에서 원내 지도부가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고민을 대변한다. 사법 이슈를 내세울 경우 민생 문제를 뒷전으로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검찰개혁에 이어 또 다시 정치적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점들은 부담이다. 최근 여권에 불리한 판결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사법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이탄희 의원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07명은 사법농단 법관 탄핵을 제안하고 각 정당에 신속한 절차 진행을 촉구한 바 있다. 법관 탄핵 요건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과반수 찬성이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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