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文정부 '일자리 실패' 참혹하다

기자 2021. 1. 28. 11: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일자리 상황판이 첫 행정명령

예산 100兆 쓰고도 역대 최악

코로나와 무관하게 재앙 뚜렷

유일한 성과가 60代 이상 취업

50대 이하 취업은 70萬명 감소

기조 바꿔야 일자리 확충 가능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 제1번이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이라면, 최우선 경제정책 과제는 제16번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 첫 번째 대통령 행정명령이 일자리 상황판 설치였을 만큼 일자리 정책은 이 정부의 시그니처 정책이었다.

그런데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 성과는 참혹하다고 할 만큼 초라하다. 2016년과 비교해 2020년 취업자는 50만 명 느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 4년 동안 겨우 1.9% 는 셈이다. 1980년 이후 역대 정부 중 최악에 속한다. 정부 출범 첫 4년 성적으로 보면 △전두환 정부 74만6000 △노태우 정부 229만5000 △김영삼 정부 184만4000 △김대중 정부 40만 △노무현 정부 95만6000 △이명박 정부 96만6000 △박근혜 정부 145만4000명이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영향을 빼고 보면 나을 것 같지만, 일자리 통계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별로 나을 게 없다. 역대 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 3년 동안의 실적을 보면, 문 정부는 71만4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전두환 정부 82만 △노태우 정부 173만1000 △김영삼 정부 140만5000명 증가는 차치하고라도 박근혜 정부 122만3000명 증가보다 못하다.

질적으로 들어가 보자. 좋은 일자리라고 평가받는 상용근로자는 지난 4년 동안 145만9000명 늘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같은 기간 207만1000명 증가, 박근혜 정부 때의 181만2000명 증가보다 훨씬 저조하다. 코로나 기간을 뺀 첫 3년을 보더라도 현 정부 증가 폭은 115만4000명이었는데, 이명박 정부 146만3000명이나 박근혜 정부 146만6000명 증가 폭보다 부진하다.

36시간 이상 장기노동자는 지난 4년 동안 39만7000명 줄었다. 이는 노무현 정부 42만 명 증가나 박근혜 정부 4년 25만7000명 감소보다 더 좋지 않은 실적이다. 코로나 위기를 뺀 첫 3년 동안 19만5000명이 감소한 것은 이명박 정부 3년의 19만3000명 감소보다 더 나쁘다. 반면에 단기노동자(1∼35시간 노동)는 지난 4년 동안 146만9000명이 늘었는데, 노무현 정부의 45만7000명 증가나 박근혜 정부 83만7000명 증가와 비교하면 더 많다. 또, 집권 3년 차 단기노동자는 문 정부에서 91만8000명이나 증가했다. 그런데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직전 3개 정부에서는 각각 44만5000, 62만, 35만6000명이 증가해 현 정부가 훨씬 더 많다. 주당 노동시간을 보면 지난 4년 동안 4.0시간이나 줄었다. 외환위기 4년 동안 노동시간도 1시간밖에 줄지 않았는데, 노·이·박 정부 각 4년 동안 1.9시간, 3.2시간, 1.6시간 감소와 비교하면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연령대별로 보면 15∼29세 취업자는 문 정부 4년 동안 17만2000명 줄었는데, 이는 직전 박근혜 정부 7만1000명 감소보다 훨씬 나쁜 수치다. 30대 취업자는 지난 4년 동안 30만8000명이 줄어 노무현 정부 5000명 증가나 박근혜 정부 21만1000명 감소보다 안 좋다. 일자리 성적이 가장 나빠진 연령층은 40대와 50대다. 40대 취업자는 48만6000명 줄었는데, 노·이·박 정부 각각 57만, 15만7000, 8만4000명 증가에 훨씬 못 미친다. 50대 취업자는 지난 4년 동안 20만6000명 증가했는데 노·이·박 정부 각각 64만3000, 115만8000, 73만4000명 증가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적다.

문 정부 들어 유일하게 일자리 성적이 나아진 연령층은 60세 이상 취업자다. 지난 4년간 이 연령층의 취업자는 122만8000명이 늘어났다. 이 수치는 노무현 정부 4년 동안 늘어난 22만8000명과 이명박 정부 4년간 늘어난 31만7000명 및 박근혜 정부 첫 4년간 증가한 77만7000명을 합친 것과 비슷하다. 결국, 문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일자리 예산을 100조 원이나 쓰고도 겨우 50만 개 일자리가 늘었고, 60대 취업이 12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 반면 다른 연령층 일자리는 70만 명이 줄어들면서 노동시간마저 4시간 줄어들었다. 이보다 더한 정책 실패는 따로 없지 않겠는가.

통계 수치가 말해 주는 경고는 간단하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국가의 예산 낭비를 줄이고 양질의 새 일자리를 확충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