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분노.. "한쪽선 이익 내놓으라, 한쪽선 돈 아껴라"

김지산 기자 2021. 1. 2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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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지주들에 배당성향 20% 지침을 전달하면서 은행들이 반발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들에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지주의 재무 담당 임원은 "초저금리에 이자상환유예 같은 악재, 빅테크 견제 등 어려움이 계속되는 와중에 그나마 주가를 떠받치던 배당마저 줄이라니 주가 관리는 엄두를 내지 못할 상황"이라며 "가장 우려되는 건 외국인들 이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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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들에 배당성향 20% 지침을 전달하면서 은행들이 반발한다. 타의라고는 하지만 인색한 배당에 외국인 주주 이탈과 주가 하락이 불보듯 뻔해서다.

은행들은 자본적정성을 명분으로 배당을 억제하면서도 '뉴딜펀드'와 '이익공유제'로 자본 여력을 해치는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인다며 비판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지주들에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배당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권고라지만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이다.

2019년 기준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배당성향은 작게는 25.0%, 많게는 27.0%였다. 순이익의 약 4분의 1정도를 주주들에게 돌려줬다는 말이다. 이들의 합산 배당총액은 2조8670억원이었다.

2020년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사들의 추정치를 근거로 배당성향 20.0%를 대입하면 4대 금융지주들의 배당총액은 2조1783억원이다. 1년 전보다 24.0% 줄어든다.

지난해 대부분 금융지주들은 초저금리와 코로나19 장기화에 의한 거액의 충당금 이슈에도 불구하고 증권 자회사 실적 호조로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의 경우 증권사가 없는 탓에 유일하게 순이익이 감소하고 그 결과 배당총액이 44% 넘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주들 실망감은 당장 주가에서 드러난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4대 금융지주 주가는 1.2~2.9%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지주의 재무 담당 임원은 "초저금리에 이자상환유예 같은 악재, 빅테크 견제 등 어려움이 계속되는 와중에 그나마 주가를 떠받치던 배당마저 줄이라니 주가 관리는 엄두를 내지 못할 상황"이라며 "가장 우려되는 건 외국인들 이탈"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월 초 64.5%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27일 현재 58.4%로 낮아졌다. 우리금융의 경우 같은 기간 지분율이 30.2%에서 25.1%로 떨어졌다. 게다가 배당 축소 지침이 나왔다. 외국인 이탈을 부추길 수 밖에 없다.

금융사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는 또 있다. 금융사들의 자본적정성을 이유로 배당을 축소하라면서도 한국판 뉴딜, 이익공유제 등의 형식으로 은행에 출자 등을 강요하는 점이다. 금융당국과 청와대, 여당이 각자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청와대 주도로 170조원 규모 한국판 뉴딜 방안을 발표할 당시 4대 금융은 약 10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형식은 협조요청이었지만 관제펀드에 강제 동원되는 내용이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도로 논의되는 이익공유제에서도 은행들이 타깃이 됐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의장은 은행 이자 제한까지 언급한 상태다. 한결 같이 은행이 손해를 감수하라는 것이다.

금융권은 은행을 둘러싼 정부여당 행태가 코로나19 이후 극심해진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라며 자정을 호소한다.

또 다른 금융지주 임원은 "정권 구성 주체들이 제각각 입장에 서서 정반대 목소리를 내며 은행 돈을 함부로 다루는 건 역대급 코미디"라며 "취지는 이해하지만 상식과 규칙을 무너뜨리면서까지 은행을 압박하면 피해는 예금자와 주주들에게 돌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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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산 기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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