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콘' 로또→'아맛' 주식, 일확천금이 가진 그림자 [TV와치]

서지현 2021. 1. 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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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지현 기자]

"장독대에 돈을 넣어두나 은행에 저금하나 똑같다."

어느샌가 투자를 하지 않는 이들은 바보로 취급되고 있다. 과연 어떤 자산 관리가 현명한 방법일까.

1월 27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서는 로또 불운남 김명길 씨가 1등 당첨자 행운남 김성수 씨를 눈맞춤 상대로 지목했다.

이날 김명길 씨는 로또 1등을 노리고 18년간 약 7억 원의 복권을 구입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사연을 갖고 있다. 이에 기를 받고자 1등 당첨 경험이 있는 김성수 씨를 호출한 것. 그러나 정작 김성수 씨는 "제가 운이 좋아서 당첨된 것뿐, 제 주변에도 로또에 당첨된 사람이 없는데 왜 그렇게 집착하냐"고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김명길 씨는 계속된 복권 구매로 가족들과 사이가 소원해진 상태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끼니를 거르며 로또를 사고, 일용직 일당마저 쏟아붓고 있는 상황. 김성수 씨는 계속된 김명길 씨의 요청에 자신의 장갑을 건네며 "한 달 동안만이라도 로또를 사지 마시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복권 중 하나인 로또는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45분 많은 이들을 TV 앞에 옹기종기 모이게 했다. 또한 최근 코로나 19로 경제활동에 치명타를 입게 된 이들이 늘어나자 더욱 많은 인원이 로또에 매진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20년 로또 하루 평균 판매액은 13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19년에 비하면 9.9%나 상승한 수치다.

과거 착실하게 월급을 꼬박꼬박 은행에 넣어두던 이들이 이젠 일확천금을 노리며 복권과 투자에 열을 올리게 됐다. 저축을 많이 하면 으뜸으로 꼽히던 시대는 가고, 어느덧 '한방'으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 복권만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분야는 주식이다.

지난 26일 방송된 TV조선 '아내의 맛'에서는 함소원-진화 부부가 주식 투자에 대한 조언을 얻기 위해 투자 아카데미 이정윤 대표를 찾아간 모습이 그려졌다. 이정윤 대표는 "코로나 19 때문에 근로 소득은 줄어들고 자산소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 월급도 못 받고 사업소득도 줄어들었는데 주식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이라며 "현재 우리 사회의 경제를 봤을 때 가장 큰 특징 두 가지는 제로 금리와 백세시대다. 지금은 장독대에 숨겨두나 은행에 저금하거나 내 손에 들어오는 건 없는 게 똑같다. 그러다 보니 결국 투자밖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제이쓴은 "요즘은 주식 안 하면 바보라는 기사가 있더라"고 말했다. 이에 박슬기는 "나는 바보다"라고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고 홍현희 역시 "나도 한 번 해볼까"라고 솔깃한 반응을 보였다.

어느샌가 착실하게 벌어서 저금하는 이들이 '우둔함'으로 취급받고 있다. 경제 상황에 적신호가 켜짐에 따라 단순히 근로 소득이나 사업 소득으로는 삶을 지탱하기 어려워진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많은 이들이 투자와 복권 등을 통해 일확천금에 눈을 돌리곤 한다.

다만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성공 사례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로또 1등 당첨자 김성수 씨는 자신의 당첨에 대해 "단지 운이 좋았던 것뿐"이라고 말했으며 이정윤 대표 역시 오랜 시간 투자에 대한 공부 끝에 전문가의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보기에 이들은 그저 '성공한 사람'으로 보인다. 이들이 기울인 노력이나 우연의 일치보단 결과에 집중하는 셈이다.

반면 로또 불운남 김명길 씨의 사연엔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에게 집중할 뿐, 그 이면을 가진 이들은 애써 외면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짚어 봤을 때 과연 1등 행운남 김성수 씨가 더 많을까 아니면 불운남 김명길 씨가 더 많을까.

'아이콘택트'에선 일확천금을 노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얻기까지의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으며 단순히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를 포함해 과거에 비해 팍팍한 삶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불로소득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 일확천금을 거부할 이는 없다. 다만 오로지 일확천금만을 노리고 본래의 삶을 등진 채 매달린다면 올바른 사회 현상은 아닐 것이다. (사진=채널A '아이콘택트' TV조선 '아내의 맛')

뉴스엔 서지현 sjay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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