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페미니즘 운동, 권력획득 밑천 삼는 자들 많다"

권경애 변호사. 뉴시스

민변 출신의 권경애 변호사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언급하면서 “페미니즘 운동을 권력획득의 밑천으로 삼는 자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들에 대한 불만이 성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적대감으로 왜곡되진 말 것을 당부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 변호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여성운동계 출신 정치인들과 대부분 여성운동계가 박원순과 윤미향 사건에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했는지를 보자”며 “이미 페미니즘은 정치적 권력 획득을 위한 속물적 치장물이요, 액세서리로 전락했고 한국 여성운동계 전체가 당파적 이득 취득에 물들어 타락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성운동의 일부 극단주의적 흐름에 혐오를 느끼고 한국 여성운동계의 정파적 타락에 적대감과 환멸을 느낄 수 있다”며 “이해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적대감과 환멸이 왜 구체적 피해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적대감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인가”라며 일부 남성들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권 변호사는 “페미니즘은 여성해방이자 인간해방을 위한 운동”이라며 “남성과 여성이 서로 적대적으로 한편을 죽여야 한편이 산다거나 남성들이 향유해온 권력을 이제 여성들이 탈환해서 남성들을 지배하며 당한 그대로 되갚아주고 살겠다는 게 페미니즘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성 일반을 페미니즘 운동의 적으로 상정하면 그런 세상은 더 더디 온다”며 “제도개혁 운동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페미니즘 운동이 꿈꾸는 세상을 함께 일궈가는 데 남성을 중요한 협력자이자 연대자로 바꿀 수 있는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운동이든 타개할 대상을 잘못 설정하고 그 대상을 섬멸해야 할 적으로 상정하는 극단주의는 생긴다”면서 “극단주의자들은 운동의 대의를 망치고 운동 그 자체의 동력을 꺼뜨린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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