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참여로 달라진 KBO 구단 지형도, 기업의 색깔이 바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1. 1. 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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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해 4월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연습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다. 이석우 기자


프로야구는 태생 당시부터 대표적인 대기업 스포츠로 불렸다. 지금도 한 해 300억~500억원의 운영비를 필요로 하는 프로야구는 대기업이 아니면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 프로축구의 경우도 대기업 구단이 아니면 150억원 이상의 운영비를 쓰지 않고 있고, 농구나 배구 구단의 연평균 50억원보다도 훨씬 돈이 많이 든다.

이런 이유로 KBO 리그는 정부가 대기업들을 골라 운영을 맡긴 데서 태동했다. 40년의 역사 동안 프로야구단을 운영한 주체의 흐름은 계속 바뀌어왔다. 올시즌부터 SK를 인수해 리그에 뛰어드는 신세계의 합류로 이 물줄기는 또 한 번 크게 바뀌게 됐다.

1980년대에서 1990년대까지 프로야구는 기업집단 즉 대기업들의 무대였다. 기존 삼성, 롯데 등의 존재에 1986년 한화가 팀을 창단하고, 1990년 LG가 MBC 청룡을 인수하면서 뛰어들었다. 이후 2000년대 SK가 쌍방울을 인수하고, 현대가 태평양을 인수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심화됐다. 각 그룹은 야구장에 사원들을 동원하기도 하면서 사세를 과시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산업을 주도하는 분야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나 유통업이 되면서 관련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했다. 특히 통신 3사의 경쟁이 뜨거웠는데 LG에 이어 SK가 리그에 참여했고 2013년 KT가 리그 참여를 확정하면서 통신 3사가 모두 KBO 리그 회원이 됐다. 이들은 각자의 구장을 첨단 통신기술의 전당으로 만들겠다며 선언했고, 라이벌전 구도도 만들었다.

2000년대 후반부터는 대기업이 아닌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리그에 뛰어들었다. 그 시초는 2009년 리그에 들어온 히어로즈였다. 2007년 자본금 5000만원으로 이장석 전 대표가 창업한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는 현대를 인수했다. 이후 서울 히어로즈로 이름을 바꾸고, 다른 사업이 아닌 야구만으로 굴러가는 법인을 만들었다.

2011년 가입한 NC도 비슷했다. 창단 당시 매출 6000억원대로 대기업 집단과 거리가 멀었던 NC는 김택진 구단주의 차별화된 구단운영으로 프로야구 구단 운영의 주체를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범위를 넓혔다.

신세계의 리그 참여는 이렇게 다변화되고 있던 KBO 리그 구단 운영주체의 흐름을 다시 단 번에 대기업 중심으로 돌려놨다. 신세계의 참여는 그들이 밝힌 돔구장과 종합 유통타운 건립 등에 연계돼 추진되고 있어 결과적으로 기업 이익의 극대화를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리그 최초로 1000억원이 넘는 인수금에 구단이 팔린 SK의 사례는 그동안 프로야구단의 가치가 급속도로 올라갔고, 코로나19의 기승에도 프로야구 시장의 확장 가능성이 아직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가 됐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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