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171% 인상' 최원준 "캠프서 선발 경쟁, 시즌엔 규정이닝"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투수 최원준(27)은 지난해 5천900만원에서 171.2%(1억100만원) 오른 1억6천만원에 2021년 연봉 계약을 했다.
2021년 두산 최고 인상률이었다.
최원준은 두산이 2021년 선수단 연봉을 공개한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단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셨다"며 "높은 연봉을 받는 만큼 책임감을 느끼며 시즌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아직 스프링캠프(2월 1일 시작)는 열리지 않았지만, 최원준은 충실하게 2021시즌을 준비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그를 괴롭힌 골반 통증에서도 벗어났다.
최원준은 "여러 병원에 다녔고, 시술도 고민했다. 그런데 재활 프로그램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는 소견이 있었다"며 "지금은 통증이 없다. 60∼70m 롱토스까지 소화했다. 캠프를 시작하면 더 힘을 줘서 공을 던질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최원준은 특별한 2020시즌을 보냈다.
그는 "우승하지 못한 것 빼고는 다 좋았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이 꼽은 '2020년 두산 MVP'가 최원준이었다.
최원준은 '스윙맨'으로 2020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초 15경기에 구원으로만 등판하다가 6월 12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임시 선발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개인 첫 선발승을 챙겼다.
이용찬, 플렉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7월 중순부터는 '붙박이 선발' 자리를 꿰찼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최원준은 올해 선발로 18차례 등판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3.29로 활약했다. 구원승 1개를 보태 개인 첫 10승(2패) 달성에도 성공했다.
두산에서는 '20승 투수' 라울 알칸타라(현 한신 타이거스) 다음으로 꾸준한 선발 투수였다.
최원준은 "언론과 팬들께서 2020년 토종 에이스 등 좋은 수식어를 붙여주셨지만, 나는 '그냥 선발로 던지는 투수'라고 생각했다.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여서 매 경기 집중하려고 했다"며 "정규시즌에서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러가면서 자신감이 붙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포스트시즌(PS) 선발로 등판해서는 고전했다.
kt wiz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⅔이닝 5피안타 1실점 했고, NC 다이노스와 맞선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2⅔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최원준은 "포스트시즌에서 느낀 게 많다. 높은 벽도 실감했다"며 "구종이 너무 단순하면 타자들이 집중력이 높아진 포스트시즌에서는 통하기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최원준은 직구(54.3%), 슬라이더(23.1%), 체인지업(18.4%), 커브(4.2%)를 던졌다.
지금은 와이번스 감독이 된 김원형 당시 두산 코치에게 슬라이더를 배워서 새로운 무기로 만들었다.
최원준은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구종을 던져볼 생각이다. 새 구종을 장착하려다가 혼란에 빠지는 경우도 있어서, 진행 상황을 보고 구종 장착을 포기할 수도 있다"며 "내가 가진 구종을 더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해결책을 고민 중이다.
2019년과 2020년 '예비 선발'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던 최원준은 2021년 '기존 선발'로 2월 1일을 맞이한다.
그는 "나는 경쟁을 뚫어야 선발 투수가 되는 '후보군'이다"라고 몸을 낮추며 "보직이 불펜으로 정해져도 실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던질 것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풀 타임 선발 투수'가 될 경우의 시즌 목표는 이미 정해놨다.
최원준은 "지난해 선발로 뛰어 보니, 체력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며 "풀 타임 선발로 뛴다면 '6, 7이닝을 꾸준히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 규정 이닝(144이닝)도 채우겠다"고 했다.
2020년 시즌 초까지만 해도 최원준은 '추가 설명'이 필요한 선수였다.
수술 이력, 개명 등 사연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 최원준은 기록만으로도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그는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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