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히 벼르는 김남일 "올해는 홈 승률 좋은 감독 소리 듣고 싶네요" [인터뷰&]

서귀포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2021. 1.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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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김남일 성남 FC 감독이 지난 26일 제주 서귀포의 한 호텔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성남 FC는 지난해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을 보냈다. 시즌 첫 4경기에서 2승2무라는 호성적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거짓말처럼 미끄러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시즌 말미에는 힘든 강등싸움을 벌여야 했고, 막판 2연승을 통해 간신히 잔류했다.

감독 부임 첫 해에 희노애락을 다 경험해본 김남일 성남 감독(44)은 2년차인 올해 절치부심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경험한 것들을 토대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굳은 각오가 김 감독에게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다.

지난 26일 1차 전지훈련지인 제주 서귀포의 한 호텔에서 만난 김 감독에게 바로 전지훈련 상황에 대해 물었다. 김 감독은 “순조롭다. 잘 되고 있고, 선수들이 힘든 가운데에서도 잘 따라와줘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미소 속에서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가 엿보였다.

김 감독은 지난해 5월, 감독 데뷔 한 달 만에 ‘이 달의 감독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팬들은 비슷한 스타일인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감독에 빗대 ‘남메오네’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이후 힘겨운 여정을 펼쳐야했고, 시즌 막판 살 떨리는 강등 전쟁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다. 잔류를 확정한 뒤 참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던 김 감독은 지난 시즌 경험을 쓴 약으로 삼았다.

김 감독은 “지난해는 감독을 처음으로 맡다보니 의욕이 많았다. 잘될 것이라고 확신했고, 실제 준비도 그런 자신감을 가지고 했다”며 “시즌 초반 4경기까지는 우리가 원하던 그림이 나왔는데, 이후에 생각치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면서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다. 그래도 돌아보면 부정적인 경험보다는 긍정적인 경험이 많았다. 그런 경험을 발판삼아 올해는 지난해보다는 높은 순위로 올라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감독이 지난해 경험을 토대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부분은 크게 체력과 선수 구성이다. 김 감독은 “작년에 우리가 태국에 전지훈련을 갔는데 체력 훈련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그보다는 전술적인 부분을 선수들에 입히는 데 더 많은 신경을 썼다”며 “그런데 그 부분이 시즌 중반으로 가면서 큰 타격이 됐다. 그래서 올해는 좀 더 체력적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 구성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스쿼드 구성, 그리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 구성 등 어떤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그걸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시즌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올해는 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체력과 선수 구성이 시즌을 잘 치르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라면, 홈 성적 상승은 김 감독이 무슨 일이 있어도 달성하고 싶은 목표다. 지난해 성남은 홈에서 2승3무9패라는 처참한 성적에 그쳤다. 김 감독 스스로도 납득할 수 없는 결과로, 올해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홈 성적을 반드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코로나19로 팬들이 경기장에 오지 못했는데, 팬들이 주는 동기부여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실감했다”며 “팬들께 너무 죄송했다. 지난해는 ‘남메오네’, ‘초짜 감독’ 같은 타이틀이 내 앞에 붙었는데, 올해는 홈에서 승률이 높은 감독 소리를 좀 듣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K리그에는 2002 한일 월드컵의 영웅들이 대거 돌아왔다.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를 지냈던 홍명보 감독이 울산 현대 사령탑으로 왔고, 이영표 전 해설위원이 강원 FC 대표이사가 됐다. 여기에 은퇴 후 대한축구협회 유스 본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던 박지성이 전북 현대의 클럽 어드바이저가 됐다. 한일 월드컵 당시 동료로 함께 동고동락했던 김 감독도 이들의 복귀가 반갑다. 김 감독은 “(이들의 복귀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팬들 입장에서도 어쨌든 이슈거리가 많이 생기는 것이니 더 즐거워할 것이라고 본다”며 “박지성 같은 경우는 유럽에서 경험한 것들을 구단과 선수, 그리고 서포터즈에도 피드백을 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북에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 감독은 특히 홍 감독의 울산을 주목했다. 김 감독은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하는 분이다. 같은 남자로서 정말 멋진 사람”이라며 “선수 생활도 같이 해봤지만 경력이나 경험이 워낙 풍부하신 분이다.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다만, 감독 대 감독으로 맞대결에서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맞붙으면 어떤 결과가 나오든 흥미로운 경기가 되 것 같다. 하지만 울산을 상대로 지고 싶지는 않다”며 선배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하고 싶다는 다짐을 밝혔다.

서귀포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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