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피면' 지나친 떡밥에 발목, 조여정 고준 열연에도 역부족[TV보고서]

이하나 2021. 1. 28.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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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하나 기자]

불륜이라는 소재에 스릴러, 미스터리, 코믹 등을 다채롭게 녹여낸 ‘바람 피면 죽는다’가 조여정, 고준의 열연에도 침체된 수목극을 살리지는 못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극본 이성민/연출 김형석)는 1월 28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범죄 소설가 아내와 ‘바람피면 죽는다’는 각서를 쓴 이혼 전문 변호사 남편의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로, ‘바람둥이는 왜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비난받을 만한 짓을 끊임없이 하는 것일까?’라는 궁금증에서부터 출발한 작품이다.

안방극장 단골 소재로 사용되는 ‘불륜’을 전면에 내세웠음에도 ‘바람피면 죽는다’는 한 가지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스릴러, 미스터리, 로맨틱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풀어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 ‘황금빛 내 인생’ 등을 연출한 김형석 PD와 ‘추리의 여왕’ 이성민 작가가 의기투합해 만든 ‘바람피면 죽는다’는 영화 ‘기생충’의 주역 조여정과 JTBC ‘미스티’, SBS ‘열혈사제’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는 고준의 만남만으로도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쏟아진 기대만큼 조여정과 고준은 다른 드라마에서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여정은 집에서 독버섯을 키우고 매일 살인 방법을 연구하는 살벌한 모습부터 엉뚱함, 내재 된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 등을 다채롭게 그려내며 연기 내공을 증명했다. 고준 역시 ‘바람키트’까지 갖고 다닐 정도로 치밀하게 이중생활을 하던 인물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게 그렸다.

배우들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바람피면 죽는다’는 시청률이나 화제성 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TV조선 ‘뽕숭아학당’, ‘미스트롯2’ 등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는 예능 프로그램들과 비슷한 시간대에 배치된 불운한 대진운도 저조한 시청률의 요인 중 하나겠지만, ‘바람피면 죽는다’의 부진을 모두 예능 프로그램에 돌릴 수는 없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지난해 12월 2일 첫 회 방송으로 시청률 5.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알렸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이 하락했고,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볼 수 있는 14회에서도 시청률 3%에 그쳤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백수정(홍수현 분) 살인사건이라는 큰 줄기를 두고 베일에 싸인 인물들의 서사를 훑어가며 진범을 찾아 나갔다. 수상한 말과 행동을 하는 강여주(조여정 분)를 진범으로 의심케 하는 여러 상황을 배치해놓고, 그 안에 국정원 과장 마동균(오민석 분), 염진옥(송옥숙 북), 윤형숙(전수경 분) 등 주변 인물들이 가진 변수를 추가해 예측 불가한 전개를 이어갔다.

이 작품은 뿌려놓은 떡밥은 많았지만 후반부에 이를 때까지 적극적으로 회수를 하지 않았다. 긴장과 이완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의문과 긴장만 이어지다 보니 시청자들의 몰입도도 자연스럽게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고미래(연우 분) 캐릭터 역시 맥거핀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만큼 역할이 애매해졌다.

27일 방송된 15회에서도 강여주와 윤형숙의 살 떨리는 신경전을 중심으로 강여주의 과거 사연, 백수정 사망 사건의 진실 등에 한 발짝 더 다가섰지만, 결국 아무것도 알려준 것은 없다. ‘바람피면 죽는다’가 여기저기 흩뿌려진 단서를 과연 어떻게 조합해 큰 그림을 완성할 것인지 여전히 의문투성이다.

화려하게 포문을 열었던 ‘바람피면 죽는다’가 전형적인 ‘용두사미’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닌지, 침체된 KBS 수목극을 구하지 못한 채 퇴장하게 된 ‘바람피면 죽는다’의 결말에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오후 9시 30분 KBS 2TV 방송. (사진=KBS)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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