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형 흑자'로 버티는 카드사, 10년후 살아남을 수 있을까
[편집자주]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COVID-19)라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대재앙이 우리 경제를 위축시키고 항공, 여행, 면세점 등 관련 업권에 피해를 줬다. 그럼에도 외견상 카드사들의 실적은 순항중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인력구조 조정과 영업점포 정리, 마케팅 비용 절감 등 마른 수건 짜내기식 비용 절감의 결과일 뿐이다. 카드사의 위기와 그에 따른 생존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는 전통적인 카드업을 통해서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가 고착화 됐다는 의미기도 하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이후 카드사의 신판 이익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자료는 공개된 적이 없다.
다만 2019년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결제 부문 세전이익 추정치로 미루어 짐작해 볼 수 있다. 2016년 4000억원, 2017년 3000억원 흑자를 냈지만 2018년과 2019년 모두 1000억원의 적자로 돌아섰다. 2020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2년간 건물 임대료와 인건비, 관리비 등을 줄이기 위해 100여개의 전국 카드사 영업점포가 문을 닫았다. 2016년 한 때 2만2000명을 넘기도 했던 카드 모집인은 최근 1만명선이 붕괴됐다. 모집인 뿐만 아니라 카드사 임직원 수도 꾸준히 줄고 있다. 2002년 2만6000명에 달했던 카드사 임직원 수는 지난해 6월말 기준 1만2000명 수준으로 쪼그라 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에도 1만4000명이었다. 최근 카드 업계의 인력 조정 노력이 어느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카드사들이 잘나가던 시절 출혈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줬던 마케팅비 증가율도 감소 추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10.8%, 2017년 13.7%, 2018년 10.3%로 두자릿수를 유지하던 마케팅비 증가율이 2019년 6.6%로 내려갔고 지난해 1분기 4.2% 증가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로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18년 8조6000억원이었던 카드사들의 카드 부문 비용이 2019년 8조4000억원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7조9000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드론 이용액은 25조4000억원으로 2019년 상반기말 대비 2조4000억원(10.5%) 늘었다. 대부분이 자동차 관련인 카드사 할부금융 손익도 지난해 9월말 기준 176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8% 증가했다.
적극적으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한 카드사의 지점들도 서서히 이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나카드가 올해 자동차 할부 금융 시장에 진출하고, 롯데카드도 사업포트폴리오에 없던 리스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결국 해당 영역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모델이란 걸 경쟁 카드사들이 보여줬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금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디지털금융 원년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시작되고 카드사가 오픈뱅킹에 들어가 종합지급결제업자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길도 트인다.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빅테크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등 금융업권 전체와 무한경쟁을 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대출·자동차금융 사업을 확장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디지털 금융에 걸맞은 신사업 영역에서 카드사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역량을 길러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신용카드사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업체들의 10년 후 사명이 현재와 같을 것이란 장담을 하기 어렵다”며 “갈수록 악화되는 카드 결제 수익 구조와 결제기술의 발달을 고려하면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개척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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