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밸류운용, 비즈니스 다변화로 가치투자 명가 재도약"

김윤지 2021. 1. 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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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신임 대표 인터뷰
"전직원 1:1 면담부터 시작..조직 그대로"
5년새 AUM 반토막.."수익률 회복 최우선"
"사모·HNWI·연금 등 수익 다각화 초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최우선 과제는 수익률 회복이다. 이를 바탕으로 강점인 주식형 펀드는 물론 사모펀드와 연금 등 비즈니스 구조 다변화를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회사로 이끌고자 한다.”

이석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신임 대표는 지난 25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향후 방향성에 대해 이처럼 제시했다. 취임 한 달째인 그는 밸류운용 특유의 운용 철학을 공고히 하되 시장 흐름에 맞게 재해석해 떠났던 고객들을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석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2006년 출범한 밸류운용은 대표적인 장기가치투자 운용사다. 시작부터 함께 한 ‘한국투자밸류 10년투자 주식투자신탁 1호’가 대표 펀드다. 2013년을 전후로 가치주 펀드가 전성기를 맞이하자 수익률 고공행진을 그리며 자금을 끌어모았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성장주가 우위를 점했고,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지자 ‘가치주의 몰락’이란 말도 나왔다. 이를 반영하듯 2014년 말 7조4009억원이었던 전체 운용자산(AUM, 설정원본+계약 금액)은 지난해 말 3조5162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위기의 순간에 언제나…“소통에서 출발”

급기야 지난해 말 이채원 전 대표가 건강 등을 이유로 떠나게 됐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가 이 대표다. 1988년 동원증권의 전신인 한신증권에 입사한 이 대표는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서 30년 넘게 한 회사를 다니고 있다. 경영 관리자로서, 그룹이 흔들렸던 순간들을 통합으로 극복해 ‘해결사’로 통한다. 2005년 동원증권이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당시 전혀 달랐던 두 조직의 ‘화학적 통합’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가 사후 등록제로 바뀌면서 한국투자신탁운용에서도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자 2017년 최고운영책임자로(COO)로 자리를 옮겨, 조직 안정화를 이끌었다.

새로운 보금자리에서도 ‘소통과 포용’의 원칙은 그대로 적용됐다. 이채원 전 대표가 한투밸류운용의 상징적 존재였던 만큼 이 대표의 어깨는 무거웠다. 가장 처음 한 일은 60여명에 달하는 직원들과 1:1 면담이었다. 행여나 직원들이 느낄 불안감부터 잠재우기 위해서였다. 임원부터 말단까지, 길게는 1시간 30분씩 그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직원들에게 “운용사의 존재 가치는 ‘고객에게 돈을 벌어주는 것’”이라면서 “그런 부분에서 고객에게 실망을 안긴 것을 반성하고 고객들을 키우자”라는 이야기를 꺼냈다. 리테일 공모 주식형 펀드 중심인 회사에 변화를 주자는 의견도 내놨다. 중산층이 무너져 가는 현재 환경에서 공모 펀드 활성화는 쉽지 않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기관과 고액 순자산 보유자(HNWI)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 펀드, 한투밸류운용의 철학과 맞닿아 있으며 가장 잘할 수 있는 연금 부분의 강화를 제안했다.

“가치투자 재해석, 최근 수익률 변화 돋보여”

최우선 과제는 수익률 회복이었다. 수익률이 제고되고 비즈니스 모델이 다각화된다면 ‘반등’할 것이란 기대였다. 으레 수장 교체에 따라붙는 ‘조직 재정비’도 되도록 지양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대표는 “운용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펀드 매니저”라면서 “한투밸류운용은 독특한 투자 철학과 문화가 있고, 1~2명의 스타 펀드 매니저로 운용되는 곳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출발선에 선 그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밸류운용 공모펀드 중 가장 설정액이 높은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전환 1(주식)C’는 최근 한 달 수익률이 17.14%(KG제로인 25일 기준)로 국내 주식형 일반주식 평균 수익률 14.34%를 상회한다. 이 대표는 ‘이채원 키즈’라 불리는 후배 펀드 매니저들이 가치투자라는 밸류운용의 철학을 계승하면서 시대 흐름에 맞춰 재해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골라 담는 전통적인 개념의 가치투자 뿐만 아니라 성장가치와 시장 지배력, 미래 현금흐름 등을 따져 가치는 높고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국내 산업 구조가 IT와 바이오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점에 가치투자의 접근도 달라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 대표는 “가치투자를 통해 ‘플러스 알파’를 창출해내고자 하는 것이 밸류운용의 정체성”이라고 설명했다.

2년 만에 새로운 상품 라인업도 구상 중이다. 이 대표는 “밸류운용이 재도약하는 과정에 함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스타 펀드 매니저 사관학교’로 불렸던 과거 명성을 되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석로 대표는…?

△1963년 출생 △1988년 경북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한신증권(옛 동원증권) 입사 △2015년 한국투자증권 경영기획본부장 △2017년 한국투자신탁운용 최고운영책임자(COO) △2021년~현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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