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文 중국 공산당 칭송, 中 해군은 연일 우리 서해 압박

입력 2021. 1. 28. 03:26 수정 2021. 1. 2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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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통화에서 “중국 공산당 성립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시 주석의 강한 영도 아래 중국이 방역에 성공하고 주요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한 국가가 됐다” “중국의 국제 지위와 영향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고도 했다.

중국 공산당 창당일을 6개월이나 앞두고 ‘진심 축하’를 전하며 시진핑을 칭송한 세계 민주국가 지도자는 문 대통령이 유일할 것이다. 중국의 인권 유린과 홍콩 민주화 시위 탄압 이후 세계에서 중공 체제에 대한 경계심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더구나 미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정책 중 유일하게 계승하는 것이 ‘중국 압박’이다. 안보 협력체로는 미·일·호주·인도에 한국을 더하는 ‘쿼드(Quad) 플러스’를, 경제 협력체로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구축 등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런 한국을 어떤 눈으로 보겠나.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라고 여기겠나. 미국 없이 북의 핵 미사일을 단 한 발이라도 막을 수 있나.

문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을 칭송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는 중국에 가서 중국 측의 의도적인 냉대를 받으면서도 중국을 ‘큰 봉우리',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비하하면서 중국몽에 함께하겠다고 했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창궐할 때도 중국인 입국 금지를 끝까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국이 먼저 한국인 입국 금지를 했다. 중국에 안보 주권을 내주는 충격적 양보도 했다. 어떤 국익 고려가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국가 정상의 이런 비굴한 태도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합참 자료에 따르면 중국 경비함들이 거의 매일 서해상 동경 123~124도 해역에 출몰하고 있다고 한다. 백령도 코앞까지 접근하는 것이다. 한·중이 아직 서해 경계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 쪽에 치우친 동경 124도는 중국이 제멋대로 그어놓은 선이다. 중국은 한국 해군에 이 선을 넘어오지 말라고 위협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중국 군용기의 서해상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도 60번이 넘는다. 한국을 무력화하고 서해 전체를 중국 바다로 만들려는 서해공정이다. 중국의 우리 주권 위협에 대해 문 대통령이 항의하거나 우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중국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찬양했다.

시진핑이 한·미 정상 간 첫 통화 직전에 문 대통령과 통화를 한 이유는 뻔하다. 미국의 동맹 중에서 한국을 가장 약한 고리로 보는 것이다. 그래서 문 대통령에게 “동주공제(같은 배를 타고 건너자)”라고 한 것이다. 지금 김정은은 한국을 공격할 핵 미사일은 완성했고 시진핑은 서해를 자신들 내해(內海)로 만들려 하고 있다. 한국은 중국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군사 장비 반입도 못 하고 다른 나라와 동맹도 맺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 해군은 이미 서해 중간선을 포기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 눈치만 보며 국가가 아니라 진급과 보신을 먼저 생각하는 현재 군의 체질상 그런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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